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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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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가장 경남적인 것이 가장 한국적인 것이 될 수 있다- 이래호(㈜차이나로 컨벤션 대표이사)

  • 기사입력 : 2019-12-08 20:3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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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에는 경남의 땅과 역사, 문화, 언어, 사람 그리고 경남의 문화유산 등이 있다. 그런데 경남만이 가진 특색 있고 자부심을 가질 만한 게 바로 떠오르지 않는 것은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경남을 대표하는 확고한 독자성과 정체성을 가진 것이 무엇일까를 고민해왔다.

    지난달 중동의 슈퍼부자 몇 분과 유럽 청년 여행가와 함께 경남지역 의전관광의 기회를 가졌다. “가장 경남다운 곳을 보고 싶다”는 요구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남계서원을 중심으로 경남의 선비문화를 체험하고 종갓집에서 전래되는 경남의 음식, 경남의 맛을 보게 하는 일정을 추천했다.

    지난 7월 우리 고장 함양에 있는 남계서원이 대한민국에 현존하는 7개의 서원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일반적으로 서원 하면 주세붕이 건립한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이나 옛 1000원짜리 지폐에 있는 도산서원 정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서원은 서당과 향교, 성균관과 함께 조선시대 다양한 교육기관의 한 곳이다. 오늘날 기준으로 보면 건물도 작고 면적도 작아 “이게 교육기관일까” 하겠지만 한국의 서원 몇 곳은 한국 건축사에 중요한 자산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건축물로 인정을 받고 있다. 남계서원은 앞쪽 낮은 곳에는 공부하는 강학 공간을 두었고, 뒤쪽 높은 곳에는 사당을 두어 제향 공간을 이룬 전학후묘의 배치를 최초로 하여 서원의 건축물 구성에 기준이 된 곳이다. 우리 경남에도 이런 특이한 서원이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듯하다.

    경남에는 한국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13곳 중 합천 해인사 장경판전, 한국의 산지승원인 양산 통도사, 함양 남계서원까지 3곳의 문화유산을 가졌으니 경남은 세계적인 문화지역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경남에는 유네스코 공예, 민속예술 창의도시에 선정된 진주시,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로 지정된 통영시 등 세계 속의 도시도 있다. 머지않아 경남의 가야역사문화지구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희망도 가지고 있다.

    세계문화유산 지정은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다. 한 국가의 최고 전문가들이 모여 역량을 쏟아부어 얻어진 만큼 가치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온갖 정성을 들였는데, 정작 지정되고 나서는 지속적인 홍보와 연계된 행사가 별로 없었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은 “한국의 선비문화는 한국을 말하는 한국의 대표문화”라고 했다. “선비문화는 세계 문화 중 유일무이한 독특한 문화다”고 원더풀을 외친 슈퍼부자들의 감탄사도 그냥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경남의 선비문화를 다시 한 번 뒤돌아볼 필요성이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선비 중 남명 조식은 경남 출신이다. 퇴계 이황의 처가는 의령이다. 우함양 좌안동이라고 하듯 경남과 선비문화는 어울리는 조합이다.

    가장 경남적인 것이 가장 한국적인 것이 될 수 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도 될 수 있다. 남계서원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계기로 선비문화를 가장 경남적인 관광자원으로 개발할 관심과 지혜가 필요한 시기이다. 성공의 반대는 실패가 아니고 무관심이다. 경남 관광과 문화 세계화의 시작은 무관심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경남도와 함양군은 남계서원 문화유산 지정 1주년을 맞는 2020년, 한국이 놀라고 세계가 놀라는 가장 한국적인 선비문화 행사를 기획하여 경남을 전 세계에 홍보할 것을 제안해 본다.

    이래호(㈜차이나로 컨벤션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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