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1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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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불모지서 20년간 열정 쏟고 떠나다

정찬희 경남오페라단장 지병으로 별세
2000년부터 맡아 재원 조성·인프라 확충
어려운 여건 속 ‘아이다’ 등 대작 경남 첫선

  • 기사입력 : 2019-12-01 21: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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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오페라단 정찬희 단장이 1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0세.

    오페라 불모지였던 경남에서 오페라단을 만 20년 동안 이끌며 지역 오페라 활성화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남오페라단 정찬희 단장

    정 단장은 1949년 창원 출신으로 마산상고(현 마산용마고)를 졸업한 후 30년간 대우증권에서 재직하다 경남본부장·이사·고문으로 퇴직했다. ‘증권맨’이었던 그는 대우증권에서 ‘푸른음악회’라는 음악회를 기획하는 등 일찍부터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았다.

    1991년 창단된 경남오페라단의 후원자였던 그는 사정이 어려워 오페라를 무대에 올리지 못하던 경남오페라단과 창원오페라단을 통합한 경남오페라단 단장을 2000년부터 맡게 됐다. 정 단장은 떠밀리듯 단장을 맡았다고 했지만 재원 조성과 인프라 확충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해 뛰었다.

    정 단장의 오페라 사랑을 인정받아 2017년엔 전국 100개의 민간오페라단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국내 유일의 민간오페라단 연합체인 대한민국오페라단연합회 이사장이 됐다. 임기 동안 오페라 갈라콘서트와 포럼 개최, 기념백서 발간 등 다양한 성과를 냈다.

    정 단장은 ‘아이다’ 등 대작 오페라를 잇따라 경남에서 처음 선보였다. 돈이 많이 들고 무대를 만들기도 어려운데 대작을 기획한 이유에 대해 그는 “관객들의 기대치가 있기 때문에 작품의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며 “어설픈 공연이나 식상한 레퍼토리로는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 도내 관객들에게도 국내 최고 수준의 오페라를 관람할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예술단과 달리 민간 예술단은 모든 운영비와 공연경비를 스스로 해결해야 해 기업협찬을 받고 후원자를 만들어 내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정 단장은 그 고단한 일을 오페라에 대한 애정 하나로 20년 동안 꾸준히 이어 왔다. 그는 가만 앉아서 후원을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였다. 정 단장은 후원자 집안 대소사를 챙기고 사소한 것에도 꾸준히 감사함을 전달하며 온 마음을 다해 인연을 맺었다. 덕분에 후원기업과 개인 후원자들이 꾸준히 늘었다.

    매년 발전해 나가는 오페라단 무대를 지켜보는 것이 가장 보람되다던 고인은 2016년 말 건강이 악화돼 투병생활을 했다. 지난달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이들의 격려에 고맙고 미안하다던 그는 공기 좋은 곳으로 이사해 건강관리에 힘쓰고 있다고 했다. 또 내년 무대와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는 등 오페라에 대한 한결같은 열정을 내보여 주변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고인은 대한민국오페라단연합회 이사장과 대한민국 오페라페스티벌조직위원장, 경남메세나협회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경남오페라단 단장을 지냈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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