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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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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사과 한가운데 숨은 씨앗은 보이지 않는 과수원- 감혜영(경남사회복지협의회 사무처장)

  • 기사입력 : 2019-11-11 20:2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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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은 아하 모멘트(Aha! moment)가 있다. 중요하고 급한 일에 끌려 다니는 일상에서 “아! 이건 아닌데…” 하는 순간을 경험한다.소중한 가족과 함께하는 것, 여행을 떠나는 것, 인간의 가장 보편적인 정서인 선의를 실천하는 일과 같이 중요하지만 시급하지 않아서 잊고 지냈던 자기 자신과 직면하게 된다.

    보다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은 사회적 모순이라든가 이웃의 바람직한 삶의 문제에 대해서 애정과 관심을 가진다. 여기,우리 사회를 떠받치는 큰 기둥이자 건강한 사회의 원천인 고귀한 자원봉사자들이 있다. 통계적으로는 우리나라의 자원봉사 참여율은 아직 20% 초반에 머물러 있고 미국의 경우는 80%에 육박한다.

    사상 최악의 테러참사였던 ‘9·11테러’ 당시 전해진 외신 인터뷰가 떠오른다. 구호현장을 누비던 20대 초반의 한 미혼여성은 “휴직을 내고 봉사이민을 왔다. 구호활동은 미국 국민으로서의 권리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국민의 과반수가 일상적으로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이것을 긍지로 삼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바로 G1의 초저력은 아닐까?

    우리도 태안기름유출 사고가 터지자 서해 앞바다로 120여만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달려갔다.이들의 힘으로 불가능하게만 여겨졌던 생태계가 복원되는 기적을 낳았다.

    “사과 한가운데 숨은 씨앗은 보이지 않는 과수원이다”라는 영국 속담이 있다. 눈을 감고 씨앗이 숲을 이뤄가는 경이로운 모습을 그려보라. 자원봉사는 큰 숲을 품고 있는 씨앗과도 같다.지금 당장 나타나 보이지 않을지라도 우리 사회의 큰 변화를 이끌고 희망의 사회로 만들어 가는 자양분이다.

    흔히 자원봉사는 특별한 재능이나 기술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여겨 선뜻 용기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원봉사는 누구든지 할 수 있다. 다만 따뜻한 가슴은 필요하다. 그렇지만 사랑이 아닌 열정으로 시작된 봉사는 오래가기 어렵다. 미국 사회사업 백과사전에는 단발성 봉사활동을 경계하며 최소 주1회 4시간 이상 6개월 이상 지속하라고 명시하고 있다.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지는 사색의 계절 가을은 자원봉사를 시작할 적기가 아닐까?

    감혜영(경남사회복지협의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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