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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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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질 듯한 두통, 뇌가 보내는 경고

‘뇌동맥류’ 증상과 예방법
뇌출혈 환자 33%, 발생 한 달 전 기분 나쁜 두통 경험
짧게 정신 잃거나 오심·구토, 목 뻣뻣해지는 증상도

  • 기사입력 : 2019-11-04 07:5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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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혈액은 혈관을 통해 이동하며 몸속의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한다. 하지만 원활하지 못한 혈액순환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연결된 장기는 물론이고 몸 전체 기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어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 특히 우리 몸에 가장 중요한 기관인 뇌는 불과 몇 분만 혈액공급이 되지 않아도 평생을 후유증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큰 충격이나 사고 없이 갑자기 뇌출혈이 되는 경우는 뇌동맥류가 원인이 될 수 있다. 정밀검사 후 “뇌동맥류인 것 같다.”는 진단이 나올 때 가장 많은 반응 중 하나가 “그게 뭔가?”란 질문이다.

    ◇뇌동맥류란?= 뇌동맥은 심장에서 시작한 목 동맥을 경유해 뇌에 도착하면 좀 더 가는 동맥들로 나눠지기 시작한다. 뇌동맥류는 흔히 뇌의 바닥 근처 또는 혈관의 가지 치는 부위에서 발생한 혈관 꽈리(뇌동맥류)를 지칭하며, 보통은 정상 뇌동맥에서 어딘가 취약부위가 있어 흐르는 피의 압력을 지탱하지 못하고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뇌동맥류가 된다. 흔히 굵은 동맥에서 가는 동맥으로 가지를 치는 분지부가 취약할 경우, 이곳에 뇌동맥류가 발생한다. 두개 내 비파열성 동맥류는 정상 성인을 기준으로 1%에서 많게는 9%까지(보통 3~5%)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조증상은?=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뇌동맥류는 파열돼 뇌출혈을 일으키기 전까지 자각 증상이 없기 때문에 존재 여부를 알기가 어렵다. 간혹 뇌동맥류가 파열되기 이전에 그 크기의 증가로 인해 주변 뇌와 뇌신경을 압박해 발견하기도 하지만, 보통은 뇌동맥류가 있는지 모르고 살다가 파열로 인한 뇌출혈로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건강검진의 보편화와 각종 검사(CT, MRI, MRA)의 발달로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유전적인 영향은 없나= 혹시 뇌동맥류도 유전성이 있거나 가족력과 관계가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한다. 현재까지 연구에 따르면, 뇌동맥류는 부모에게서 발병하면 자식으로 넘어가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유전성 질환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가족성 뇌동맥류’라는 개념이 존재하는데, 이는 두 명 이상의 가족 구성원이 하나 이상의 뇌동맥류를 갖고 있는 경우에 해당하며, 발견 당시 크기는 작지만, 조기 파열이 잘 되는 경향으로 나타난다.

    ◇갑자기 참을 수 없는 두통= 비파열성 뇌동맥류를 가진 경우에서 출혈빈도는 연구에 따라서 상당히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약 20% 정도가 출혈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뇌지주막하 출혈’을 일으키는데, 이러한 경우 무거운 둔기로 머리를 꽝 치는 듯 한 느낌과 함께 생애에서 가장 심한 두통을 경험한다. 5~10분 정도 짧게 정신을 잃는 경우도 흔하며, 이는 뇌동맥류가 파열하면서 갑자기 뇌압이 상승해 일시적으로 뇌혈류가 중지하기 때문이다. 이후 의식이 돌아오면 오심과 구토를 하고 뇌막자극증을 보이며, 경부 강직(목이 뻣뻣해짐) 증상이 나타난다. 뇌동맥류의 무서움은 뇌동맥류 파열 시 약 15% 정도는 출혈이 심해 즉시 목숨을 잃는다는 위급성 때문이다. 뇌지주막하 출혈환자 1/3의 경우 심한 출혈이 발생하기 전 한 달 이내에 기분 나쁜 경고 두통을 경험하며, 이를 전조성 두통(sentinel headache)이라고 한다. 이런 증상이 발생한다면 즉시 전문의와의 상담이 꼭 필요하다.

    ◇원인은 무엇인가= 뇌동맥류와 관련해 알려진 위험인자는 흡연과 폐암처럼 명백한 1대 1 인과관계가 성립되는 것은 아니지만, 관련된 여러 질환과 유전적인 인자가 있다고 한다. 조절할 수 있는 위험 인자로는 흡연, 알코올 중독, 고혈압, 허혈성 심장질환, 고콜레스테롤 혈증 등이 있으며, 조절할 수 없는 위험인자로는 여성, 뇌동맥류 가족력, 뇌하수체 종양, 뇌동정맥 기형 등이 있다.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고 CT, MRI 등이 보편화되면서, 비파열성 뇌동맥류의 조기 발견이 늘고 있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진단과 치료는= 뇌동맥류의 진단은 CT혈관촬영, MR혈관촬영 또는 뇌혈관촬영술을 통해 확진할 수 있다. 특히 뇌혈관촬영술은 뇌동맥류의 정확한 해부학적인 구조를 파악하는데 가장 중요한 검사이다.

    이를 통해 뇌동맥류를 확진하고 수술계획(개두수술 또는 혈관 내수술)을 세우거나 뇌동맥류의 크기와 형태 등을 고려해 환자의 상황에 따라 치료방침을 결정한다. 또 이러한 검사 결과를 통해 비교적 파열위험성이 높으리라 생각되는 뇌동맥류를 구분한다. △증상이 있는 뇌동맥류 △크기가 약 5㎜ 이상인 뇌동맥류 △파열된 뇌동맥류의 병력이 있는 경우 △다발성 뇌동맥류로 나눌 수 있지만, 임상에서 실제 치료결정을 해야 할 때에는 이러한 통계적 수치보다는 뇌동맥류의 모양이나 위치, 환자의 나이 등을 더 중요시한다.

    뇌동맥류의 치료는 크게 나눠, ‘치료를 하지 않고 경과추적을 하는 경우’와 ‘치료를 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치료는 개두수술과 혈관내수술로 나눌 수 있다. 일부의 환자에서 치료 없이 6개월 또는 1~2년 간격으로 혈관촬영을 해가면서 경과추적을 한다. 이는 주로 아주 고령의 환자에서 우연히 발견된 크기가 작은 뇌동맥류의 경우이며, 위치나 모양이 적합한 경우에 국한한다. 대부분의 경우 치료를 받으며, 이는 개두수술(clipping)과 혈관내수술(coiling)로 나눌 수 있다.

    한마음창원병원 신경외과 송영 교수는 “최근 들어 두 가지 방법 모두가 치료성적과 적용범위가 발전하고 있어 두 방법을 비교해 우위를 정하기 어려우며, 각각의 기술적 특성으로 인한 장점과 단점을 상호 보완하는 관계에서 환자에게 가장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치료방법의 선택을 위해서는 상호방법의 장·단점을 잘 이해하는 경험 많은 팀의 심도 깊은 고찰이 필요하며, 환자를 기준으로 조금이라도 비교우위를 갖는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오복 선임기자 obokj@knnews.co.kr

    도움말= 한양대 한마음창원병원 신경외과 송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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