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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과 떠나는 세계여행] 호주 (8)

시각·구름 따라 하루 7번 바뀌는 ‘울루루’

  • 기사입력 : 2019-10-30 20: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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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 일찍 일어나 인포메이션으로 갔다. 내가 혼자 여행하며 느낀 것은 그 도시를 잘 모르고 어디를 봐야 할지 모르겠으면 인포메이션에 가서 물어보는 게 가장 좋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영어도 못하고 외국인에게 말을 거는 것 자체가 무서워서 당연히 인포메이션에 물어볼 생각을 안했는데, 인터넷도 안되고 한국인도 안보이는 곳에 가게 되니 당연히 내가 찾을 곳은 인포메이션밖에 없었다. 인포메이션 직원은 당연히 친절하며, 그 도시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네이버에 없는 정보, 그리고 가장 최신 정보를 무료로 쉽게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인포에서 추천을 받아 사진을 찍으러 포트 닐(Port Neill)로 갔다. 여기서 처음으로 샌드플라이(흡혈파리)에 쏘였는데, 진짜 너무 아팠다. 팔에 주삿바늘을 꽂는 기분이었다. 호주여행 중 처음 만난 샌드플라이였다. 이곳에 간다면 꼭 주의하자. 그 후 코웰(Cowell)이라는 도시로 갔는데, 되게 작은 도시였다.

    인포메이션 직원이 추천해 준 포토스팟 ‘포토 닐’ 부두.
    인포메이션 직원이 추천해 준 포토스팟 ‘포토 닐’ 부두.

    그러나 아기자기한 느낌이 들고 예쁜 도시였다. 캐러반에 도착해서 저녁을 먹으려고 했는데, 주방이 너무 더러워서 도저히 요리를 할 수 없는 상태였다. 고민하다 근처 공원에서 고기를 구워먹기로 했다. 호주는 공원 곳곳에 바비큐를 할 수 있는 시설이 있다. 다음 사람을 위해 깨끗하게만 쓴다면 무료로 쓸 수 있는 곳이라 케언즈나 브리즈번 같은 큰 도시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다. 저녁에 고기를 구워먹으면 정말 맛있고 분위기도 있다. 하지만 술은 주의하도록 하자. 술을 마시면 벌금을 물 수도 있다.

    아기자기한 느낌의 도시 ‘코웰’.
    아기자기한 느낌의 도시 ‘코웰’.

    아침부터 사진을 찍으러 화이앨라 비치(Whyalla Beach)로 갔다. 사진을 찍고 있는데 해변에서 차 키 잃어버린 여자 두 명을 봤다. 친구끼리 놀러온 것 같았는데 바다에서 물놀이를 하다가 차 키를 잃어버렸다고 했다. 휴대폰도 차에 있어서 전화를 빌려달라고 해서 빌려줬다. 보험사에 전화하는 것까지 보고 우리는 돌아왔다. 우리의 과거가 스쳐지나갔다. 너무 안타까웠지만 우리는 도와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다시 갈 길을 갔다.

    그리고 포트 아거스타(Port Agusta)에 도착했다. 진짜 진짜 진짜 더웠다. 도착했을 때 온도가 40도였는데, 유럽에서 사하라 사막을 갔는데 그때 온도랑 비슷한 느낌이었다. 너무 더워서 다들 녹초가 된 상태에서 에어컨도 선풍기도 없이 앉아 있으니 더위 먹을 것 같았다.

    도저히 더위를 이길 자신이 없어 일단 마트로 피신을 가기로 했다. 2㎞ 정도 가야 했지만 이 더운 곳에서 있느니 마트로 가는 게 나을 것 같다는 판단에 미리 식량도 살 겸 마트로 갔다. 이열치열이라며 닭곰탕을 만들어 먹었다. 너무 맛있어서 많이 먹었더니 어지럽고 속이 안 좋았다. 너무 더워서 빠져나간 수분과 염분 탓에 많이 먹은 것 같았다. 더위를 먹으면 물을 많이 마시고 적절한 염분섭취도 해줘야 한다. 나중에는 친구가 가져온 소금사탕을 하나씩 먹었다. 뒤에는 비타민처럼 하루에 꼭 하나씩 섭취했다. 여름에 로드트립을 간다면 소금사탕은 꼭 준비하자!

    너무 더워서 숙소 내에 있는 수영장에 가서 수영도 했다. 바닥이 너무 뜨거워서 발바닥에 화상을 입을 뻔했다. 물놀이를 하니 좀 살 것 같았는데 그늘에 휴대폰을 놔뒀음에도 날이 너무 뜨거워서 폰이 꺼졌다. 안전을 위해서라며 꺼졌는데 저녁까지 폰이 켜지지 않아 당황했다. 자기 전에 샤워를 두 번이나 했다. 그런데 밤이 되니까 갑자기 바람이 많이 불어서 텐트 안이 먼지바다가 되었다. 너무 지치고 힘든 하루라 편히 자려 했는데 또 자기 전에 모래를 털고 운동을 하고 지쳐 잠들었다.

    새벽에는 너무 추워서 침낭을 덮고 잤는데 일어나니까 또 너무 더웠다. 정말 극과 극의 온도를 달린다. 아침을 먹고 근처 국립공원과 전망대를 갔다. 차를 타고 가다보면 차에 P라는 표시가 붙어있는 것들이 있었는데, 뭔지 너무 궁금했다. 알아낼 방법이 없었는데 그 비밀을 알아냈다. 전망대 근처에 학생들이 많았는데 그 학생들의 차에 전부 P가 붙어있었다. 중고등학생들의 차에는 P라는 표시가 있다. 호주에서는 부모님들이 생일선물로 싼 차를 준다고 한다. 이건 미국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전망대.
    전망대.

    드디어 울루루로 떠나는 장기 운전이 시작됐다. 8시간 내내 운전만 하다 하루를 보내고 그 다음날 6시간을 달려 울루루에 도착했다. 워홀러들도 꼭 가보고 싶어 한다는 그 세상의 중심 울루루. 1987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 생물권 보호지구로 지정됐고, 1994년에는 세계 복합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현재는 관광지로 개방돼 울루루 등반이 가능하지만 과거에는 부족의 주술사만 올라갈 수 있었다고 한다.

    시각과 구름의 농도에 따라 색채가 변하는 바위 ‘울루루’. 하루 7차례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시각과 구름의 농도에 따라 색채가 변하는 바위 ‘울루루’. 하루 7차례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높은 하늘과 깨끗한 도로.
    높은 하늘과 깨끗한 도로.
    구름 사이의 무지개.
    구름 사이의 무지개.

    울루루는 시각과 구름의 농도에 따라 색채가 변하는데 하루 7차례의 다른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수억년 전 지각변동과 침식작용으로 생성된 것으로 추정하며 단일 바위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 지난 26일부터 영구 등반 금지됐다.

    호주 원주민들에게는 매우 신성시되는 곳이다. 오스트레일리아 초대 수상인 헨리 에어즈(Henry Ayers)의 이름을 본따서 ‘에어즈 록’이라고 불리지만 본래 원주민의 신성한 곳으로 ‘울루루(Uluru)’가 맞는 표현이다. 이곳의 원주민을 애버리진(Aborigine)이라고도 부르는데 이들은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쓴다.

    또한 세계적으로 찬사를 받은 브루스 문로(Bruce Munro)의 설치 예술품인 필드 오브 라이트가 울루루 기슭에서 아름답게 반짝이고 있다. 두 번째 시즌으로 연장돼 2020년 12월 31일까지 운영된다. 공간이 제한돼 있고 투어가 매진되기도 하므로 도착하기 전에 미리 필드 오브 라이트 투어를 예약하는 것이 좋다. 우리는 도착한 날 인포메이션에서 필드 오브 라이트 입장권을 구매했다.

    메인이미지

    △ 우주현

    △ 1995년 김해 출생

    △ 동원과기대 유아교육과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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