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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6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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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귀 - 강기원

  • 기사입력 : 2019-10-17 07:5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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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숲속엔 듣는 귀들이 많아

    말조심해야 해

    노루귀, 범의귀, 까마귀, 사마귀, 개똥지빠귀……

    모두들

    귀 쫑긋 세우고 다 듣는다니까

    방귀도, 콧방귀도 뀌면 안 돼

    나무들까지 가장귀 세우고

    낱낱이 들어

    그뿐인 줄 알아?

    나뭇잎 아니고 나뭇입들이

    소곤소곤 다 이른다니까


    동음이의어가 만들어낸 말놀이가 재미있게 읽히는 시다. 또한 실제로 숲에 가면 곳곳에서 귀들이 쫑긋거릴 것만 같고, 또 나뭇잎들은 나뭇입이 되어 소곤거릴 것만 같은 환상까지 불러일으킨다. 동시를 읽는 어른들이 날로 늘어가는 데는 어쩌면 이런 동시를 통해 즐거움과 청량감을 맛보기 위함이 아닐까. 그나저나 올가을 숲의 낯빛은 더 빨리 붉어지겠다. 비밀을 들켜버려서. 장진화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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