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눈치챈 분들도 있겠지만 오지 않을 것 같았던 2020년이 불과 석 달이면 온다. 9월 달력을 찢으니 좀 더 실감이 난다. 2019년과 2020년은 무척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2020원더키디. 정식이름은 ‘2020 우주의 원더키디’다. 제목처럼 2020년이 배경이다. 지금으로부터 31년 전인 1989년에 KBS에서 방영됐다. 30년 후의 미래를 그린 순수 국산 애니메이션이다.

▼서기 2020년 우주 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의문의 별 UPO로 떠났다가 조난당한 우주선 ‘독수리호’ 선장의 아들인 아이캔이 아버지를 찾아 수색대에 동참하는 뭐 그런 시대적 배경이다. UPO행성에서는 데몬 마왕이 조종하는 기계 공룡의 습격을 받고 행성 원주민 소녀 예나를 만나고. 분명 TV에서 본 기억은 나는데 인터넷에 찾은 설명을 봐도 떠오르질 않는다. 영혼기병 라젠카는 노래라도 기억나는데 말이다.

▼아무튼 먼 미래로만 생각했던 2020년이 곧 온다. 빨간 날을 세어본다. 1월, 설 연휴가 금토일이다. 2월 없다. 3월 삼일절은 일요일. 4월 30일 석가탄신일 목요일이다. 고맙습니다. 5월 5일 어린이날 화요일. 흠. 6월 6일 현충일 토요일. 7월 없다. 휴가나 가자. 8월 15일 광복절 토요일. 음. 9월은? 9월 30일부터 10일 2일까지 추석연휴다. 수목금. 한가위만 같아라. 단군 할아버지 개천절은 토요일. 한글날은 금요일. 역시 세종대왕님. 11월 없다. 원래 기대가 없던 달이다. 12월 크리스마스, 금요일.

▼2020년엔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다. 4월 15일. 요즘 국회 모습을 보면 정말 잘 뽑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부정선거에 항거해 분연히 일어났던 3·15의거가 60주년을 맞는다. 뒤이어 4·19도 60주년이다. 5·18민주화운동은 40주년이 된다. 6·25는 70주년이다. 청산리대첩이 일어난 지도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7월에는 도쿄올림픽이 개최된다. 흠. 그만 알아보자. 어느 해인들 의미가 없겠냐마는 왠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2020년이다.

차상호(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