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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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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축제와 우리나라 오대정신을 생각하면서- 윤종덕(시인·평론가)

  • 기사입력 : 2019-09-10 20: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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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햇곡식과 햇과일이 풍성하게 익어 결실을 거둘 때를 즈음하여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는 백성들이 함께 노래 부르며, 하늘에 감사의 예를 다하는 행사로 가배(嘉俳)를 소리 높이 외치면서 여민락(與民樂)을 노래했다. 정말, 좋은 계절의 아름다운 풍속이었다.

    아이들은 책을 즐겨 읽으면서 스스로의 꿈을 맑은 하늘처럼 한껏 펼치었고, 땀 흘리었던 노동의 보람은 보석처럼 빛났다. 황금물결 출렁이는 들판에서 휘영청 맑은 달을 보면서 저마다의 소원도 빌어 보았다.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지난 한 달 동안 나라를 들끓게 했던 일본의 경제 제재와 백색국가 제외는 우리의 분노라기보다는 새로운 희망을 찾아낼 수 있는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는 준엄한 시대적 사명을 생각해 볼 때가 되었음을 알리는 청신호이다.

    우리에게는 예로부터 내려오는 좋고 강한 정신을 가졌다는 점을 상기하면서 역경을 헤쳐 나갈 우리나라 오대정신을 깊이 생각해보자.

    우리의 오대정신은 가을 하늘 맑고 공활한 기상으로 축제로 승화시켰던 조상들의 지혜와 덕목(德目)으로서 면면이 이어져 왔다. 그것이야말로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고구려 광개토대왕의 상무정신(尙武精神)과 삼국통일의 원류가 된 화랑도정신(花郞徒精神), 설총과 세종대왕의 문치정신(文治精神), 이순신 장군의 호국정신(護國精神), 삼일절 독립정신(獨立精神)이 이를 잘 뒷받침하고 있다.

    문화의 융성과 태평성대를 누릴 때는 문치정신으로 창의력을 바탕으로 한 발명과 새로운 문명의 금자탑을 쌓아가는 일이고, 국난을 당했을 때는 상무정신과 호국정신, 나아가 화랑도의 정신으로 단결과 화합으로 국태민안(國泰民安)의 강건함과 국토방위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익히 잘 알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그동안 국민들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 나라를 보존해왔다.

    가을은 축제의 계절이다. 지역마다 결실의 풍성함을 거두기 위해 펼치지는 신명난 가을마당의 잔치는 이제 시작되었다. 그 잔치의 풍성함을 더하는 일이야말로 우리나라의 오대정신을 잊지 않고, 다 같이 지혜를 짜 내어 슬기롭게 극복하는 길임을 깊이 생각하면서, 우리의 앞날을 새롭게 비출 수 있는 기술혁신의 밑거름이 책을 읽는 데서 그 힘의 원천을 찾을 수 있다는 중요성을 다시금 절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독서만권시통신(讀書萬卷是通神)’이라 하여 책을 만 권 읽어야 비로소 신과 소통할 수 있다는 뜻이니 곧 진리에 입문할 수 있는 정신이 되살아난다고, 우리의 선조들은 자녀들을 훈육했다. 그 가르침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가치로서 소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이라 하겠다.

    축제의 계절 가을의 풍성함을 누리기 위해 우리는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이웃이 서로 정답게 소통하고, 좋은 생각과 새로운 발상으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계절임을 다 같이 느낄 수 있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계절이 될 것이다.

    윤종덕(시인·평론가)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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