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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냉동배아이식, 난임 시술의 새 패러다임

  • 기사입력 : 2019-09-09 07:5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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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욱현 한양대 한마음창원병원 산부인과 교수
    권욱현 한양대 한마음창원병원 산부인과 교수

    사회구조의 변화와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결혼적령기가 늦어지다 보니 출산율이 낮아지고, 임신이 어려워지는 현상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정부 역시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난임 시술 혜택의 제한을 없애는 등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산부인과 학계에서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난임 시술 후 임신성공률을 높이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시술이 바로 시험관 아기다.

    나팔관이 막히거나 기저질환으로 더 이상 배란이 되지 않는 여성들에게는 체외수정에 의해 임신이 가능하다. 시험관에서 난자와 정자를 수정하게 만드는 방식인데, 정확한 배란시기와 지속적인 관찰을 통해서도 난자를 채취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대개의 체외수정에는 과배란 유도과정을 함께 진행한다. 정밀한 과정을 거쳐 시험관에서 수정된 배아를 자궁에 착상시켜야 하는데, 이때 수정된 배아를 바로 착상시키는 신선배아이식과 얼렸다가 시기를 조절해 착상하는 냉동배아이식으로 나눈다. 이는 산모의 컨디션을 통해 결정짓는데, 수년 전만 하더라도 냉동배아이식은 신선배아이식에 비해 성공률이 떨어진다고 학계에서 알려졌다. 그러나 신선배아이식의 경우 과배란 유도요법으로 인해 호르몬의 변화가 생기고, 이는 자궁내막의 환경을 변화시켜 자궁내막의 황체화가 빨리 진행하면서 착상률을 떨어뜨린다. 반면 냉동배아이식의 경우는 과배란 유도요법 후에도 자궁내막의 수용능력을 증가시켜서 임신성공률이 더 높게 나타난다.

    환자에게도 유리한 면이 많은 냉동배아이식은 신선배아이식 후 임신이 되지 않았더라도 난자채취과정을 건너뛰고 여러 번 배아이식이 가능하기 때문에 환자의 신체적,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고, 임신에 성공 후 남은 냉동배아를 이용해 이후 두 번째 임신을 위한 시술에도 쓰일 수 있다. 그리고 과배란 유도요법 후 발생하는 난소과자극증후군을 비롯해 예측할 수 있는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는 장점들이 있다. 본원의 사례를 들자면 최근까지 500건의 냉동배아이식을 진행한 결과도 마찬가지로 신선배아이식보다 냉동배아이식의 임신율이 월등히 높았다.

    물론 무조건적인 냉동배아이식보단 환자의 생체리듬이나 기저질환에 따라 신선배아이식, 냉동배아이식의 시술법의 차이를 두어야 하며, 이는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하여 진행해야 할 부분이다.

    부작용이 적고 아이를 간절히 원하는 부모에게 희소식을 주기 위해 학계의 연구 노력은 지속적이다. 이런 가운데 냉동배아이식의 높은 성공률은 난임 시술의 새 패러다임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욱현 한양대 한마음창원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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