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8월 2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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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647) 제24화 마법의 돌 147

“그런 짓을 내가 왜 해?”

  • 기사입력 : 2019-08-13 07:5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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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영은 미월이 제 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여자들 생각이 비슷비슷한 것 같았다. 류순영도 대구의 집에 돈과 금을 묻어두었다.

    “허어, 그건 또 무슨 소리야?”

    “강도나 도둑이 들어올지도 모르고…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대요.”

    “전쟁?”

    “남한이 북한으로 쳐들어간대요.”

    남한과 북한이 38선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기는 했다. 전쟁이 일어나면 서로가 상대를 일거에 섬멸하겠다고 떠들어대고 있었다. 남한의 군인들은 북한이 도발을 하면 단숨에 백두산까지 치고 올라갈 것이라고 호호탕탕 큰소리를 쳤다.

    북한은 38선의 왕래를 금지시켰다. 그 바람에 수많은 사람들이 남북을 오갈 수 없게 되었다. 전기도 끊어 남한은 전력난이 극심해졌다.

    시중에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나돌았다. 남로당에 대한 대대적인 소탕도 벌어졌다.

    “자네가 알아서 해.”

    “여보오. 그러니까 내 말을 잘 들으세요. 금과 돈이 들어있는 항아리를 왼쪽 장독대 옆에 묻을 거예요. 그러니까 당신이 구덩이를 파주세요.”

    “그런 짓을 내가 왜 해?”

    이재영이 펄쩍 뛰었다.

    “이런 일을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시켜요?”

    미월은 막무가내였다. 이재영은 어쩔 수 없이 비를 맞으면서 장독대 옆에 구덩이를 파고 항아리를 묻었다.

    “오래 살다 보니 별짓을 다하네.”

    미월은 항아리에 금덩어리와 돈을 넣고 묻었다. 요정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미월이 관리하고 있었다.

    미월은 때때로 돈놀이도 했다. 사채를 빌려주고 고리의 이자를 받았다. 조선시대도 사채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일제강점기에도 그랬다. 관혼상제를 치르기 위해 고리로 돈을 빌렸다가 이자를 갚지 못해 땅을 빼앗기는 일이 허다했다. 딸을 팔고 마누라를 빼앗기는 사람도 있었다.

    “요정을 하면서 무슨 돈놀이까지 하는 거야?”

    이재영은 미월에게 돈놀이를 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미월은 이재영 몰래 돈놀이를 했다. 대부분이 씀씀이가 헤픈 기생들이 그녀에게 돈을 빌렸다. 나중에는 손님들 중에도 그녀에게 돈을 빌리는 사람도 있었다. 고리대금업이 호황을 누렸다. 미월은 돈을 받으러 다니는 사람까지 수하에 두었다.

    하루는 이재영이 남대문 시장쪽으로 점심을 먹으러 가다가 김순영을 만났다. 이재영은 남대문시장의 칼국수를 좋아했다.

    “안녕하세요?”

    김순영이 카페에서 나오다가 인사를 했다.

    “아, 장사는 잘 되나?”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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