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0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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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같은 우리 생의 이면

이성배 시인, 첫 시집 ‘이어도 주막’ 펴내
포구·섬부터 심해까지 바다시 60편 담아

  • 기사입력 : 2019-08-13 07:5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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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배 시인.

    2011년 한국해양문학상을 수상한 이성배 시인의 첫 시집 ‘이어도 주막’(애지, 2019)이 나왔다.

    젊은날부터 바다를 답답한 현실의 돌파구로, 방랑벽의 종착지로 삼아 왔던 시인은 60편에 달하는 시에 포구와 섬, 대양은 물론 빛도 닿지 않는 심해까지 다양한 생물과 바다를 터전으로 삼은 사람들의 삶을 구체적이고 현장감 있게 그렸다. 시인의 사유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이성배 시인 첫 시집 ‘이어도 주막’.

    “바다가 잔잔하다는 것은/흔들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흔들리면서 수평 맞추는 것이다/격정에 솟구쳐 푸른 살 내놓고/황천 골짜기 흰 뼈 묻으며/높이 날고 또 멀리 나는/신천옹信天翁 노란 부리 밑/잔잔하다고 흔들리지 않는 것이 아니고/흔들린다고 중심 없는 것은 아니다/뱃사람의 항해란/흔들리며 중심 잡고/늘 출렁이며/수평 맞추는 일”(‘파도타기’)에서 읽어낼 수 있듯 시인은 우리 생의 이면들을 바다에 날카롭게 빗댄다.

    뿐만 아니라 이 시인에게 바다는 거대한 깨우침의 장소로 “파도 앞에 면벽하면/ 바다가 읽어 주는 푸른 경전/ 차가운 해풍 속에서/ 선원의 피 뜨거워”(‘파도에서 경(經)을 읽다’) 진다거나, “힘들어 땀 흘릴 때,/ 아파서 눈물 흘릴 때,/ 소금의 결정으로/ 슬며시 흘러나온다/ 붉은 혈관 따라 파도치는/ 푸른 바다의 흔적”(‘바다에서 오다’)에서 암시하듯 몸이 곧 바다이며 바다가 곧 몸임을 드러낸다.

    이 시인은 “대학 때까지 하던 시 습작을 중단했다가, 불혹의 나이에 다시 쓰기 시작하면서 남들과는 다른 시를 써야 한다는 생각과 바다에 대한 동경과 경외가 자연스럽게 만나 바다시를 쓰게 했다”고 밝혔다.

    김남호 평론가는 이번 시집에 대해 “공허한 진술이 아니라 핍진한 묘사가 시를 가득 채우고 있다”고 평했다.

    이성배 시인은 1961년 마산출생으로 2005년 ‘신문예’로 등단했다. 2011년 한국해양문학상, 공무원문예대전을 수상했다. 저서로 ‘경상도 우리 탯말’(공저)이 있으며 경남작가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김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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