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청소년 환경기자세상] 무심코 버린 쓰레기에 멍드는 자연

박초현 환경기자(밀양 삼랑진고 1학년)
밀양 정승동 펜션마을 쓰레기로 몸살
“관광객 오고 가면 멀쩡한 곳 없어”

  • 기사입력 : 2019-08-07 08:09:18
  •   
  • 밀양시 단장면 구천리 정승동 펜션 마을 주변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밀양시 단장면 구천리 정승동 펜션 마을 주변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얼마 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밀양 정승동 펜션마을을 찾아갔다.

    경치 좋고 맑고 깨끗한 공기로 미세먼지 걱정 없는 보기 드문 여행지다.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는 시즌이 오면 산길로 차량들의 통행이 많다. 앞차를 뒤에서 천천히 따라가 본다.

    때마침 차문을 열고 시원한 바람을 맞이하면서 ‘이 야호~여긴 정말 상쾌하고 공기 좋다’ 라고 하면서 까만 비닐봉지를 살며시 내려놓는다. 자연이 베푸는 은혜를 원수로 갚는 격이다.

    한 어른의 몹쓸 행동을 보는 순간 경적을 울리고 차를 세운다.

    밀양시 단장면 구천리 정승동 펜션 마을 주변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밀양시 단장면 구천리 정승동 펜션 마을 주변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인터뷰를 하기 위해 열린 차창으로 질문을 던진다.

    초록기자: 방금 즐겁게 환호하는 걸 들었는데요. 지금 경치가 무척 맘에 드시나 봐요?

    관광객: 네. 너무 좋네요. 여기 공기를 마시니까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네요.

    초록기자: 네. 그렇게 감탄하면서 쓰레기는 왜 버리셨나요?

    관광객: 네? 그게. 저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초록기자: 버려진 쓰레기가 썩으면 좋은 공기도 없겠지요. 제가 주워왔습니다. 숙박하시는 곳에 가셔서 버리셔도 될 것 같네요.

    관광객: 죄송합니다.

    간단하게 인터뷰를 마치고 갈 길을 갔다.

    ‘쓰레기는 내 물건이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자신의 영역 울타리 밖을 모두 쓰레기통으로 만드는 나쁜 버릇은 버려야 한다.

    가는 도중에도 일회용 커피잔, 종이컵, 비닐봉지 등 군데군데 양심들이 버려져 있다.

    쓰레기를 행정적 용어로 ‘폐기물’이라 한다. 폐기물은 일상생활이나 산업 활동의 결과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 분뇨, 폐유, 폐합성수지, 폐고무 등 쓸모없거나 경제적 가치가 낮은 물질 또는 쓰레기, 연탄재, 오니, 폐유, 폐산, 폐알칼리, 동물의 사체 등으로서 사람의 생활이나 사업 활동에 필요하지 아니하게 된 물질을 말한다. (폐기물 관리법, 법률 제4363호 1991. 3. 8)’

    폐기물 처리의 요체는 자연으로부터의 자원 채취를 최소화하고 자연으로 되돌려지는 폐기물을 최소화함으로써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사람의 건강을 보존하여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우리 스스로 자각하여 자연을 지키지 않으면 자연은 내가 뿌린 대로 거두게 한다. 창문을 열어 맑은 공기를 마실 수도 없을 뿐더러 푸르름 대신 시들어가고 잎사귀조차도 없는 앙상한 나뭇가지가 올레길에서 인사를 할지 모른다.

    펜션마을의 한 펜션지기님이 인터뷰에서 한 말씀이 생각난다.

    “사람들이 오고 가면 길이든 단지 내든 어느 곳 하나 멀쩡한 곳이 없습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담배꽁초 버리는 건 예사고요, 여긴 산이라 불이라도 나면 큰일인데 말이죠, 내 집 마당이고 내 집 거실이면 저렇게 마구 버리진 않을 겁니다. 양심은 없어도 문화인으로서 기본적인 매너는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나를 기쁘게 해 준 이 자연에 보답은 못할망정 해는 안 끼쳐야 하지 않겠습니까.”


    박초현 환경기자

    어른이 되어가면서 꿈꾸는 미래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때인데 어른이 철없는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어른들을 보면 나 자신의 생각을 재장전하게 된다.

    각자 생각과 행동의 차이는 있어도 기본적으로 버려서는 안 될 양심과 매너가 있다.

    많은 것을 베풀고 있는 자연에 우리는 좀 더 우아한 품위로 다가가야 하지 않을까.

    박초현 환경기자(밀양 삼랑진고 1학년)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