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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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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노쇼’와 ‘굿쇼’- 김종민(편집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19-07-31 20:4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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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쇼’라는 말은 원래 항공사의 업무상 용어이며 지금은 외식, 여행, 호텔, 공연 등에서도 사용하는 용어로 고객이 예약을 해놓고 예약 취소 연락도 없이 예약 장소에 나타나지 않는 것을 뜻한다. 이들 업계는 노쇼로 인해 적지 않은 손해를 입고 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2018년 2월 소비자분쟁해결기준 개정안을 시행해 소비자가 예약시간 1시간 전까지 예약을 취소하지 않고 식당에 오지 않으면 예약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없게 했다.

    ▼지난 26일 서울에서 열린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에서도 ‘노쇼’ 논란이 불거졌다. 유벤투스의 간판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당초 계약한 45분 출전 약속을 어기고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것이다. 호날두를 보기 위해 비싼 티켓을 구매한 팬들은 이에 공분하며 손해배상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고,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유벤투스 초청사 더페스타를 상대로 위약금 산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호날두 노쇼’는 이틀 뒤 영국 가수 앤 마리의 굿쇼와 비교된다. 내한공연이 예정된 앤 마리가 무대에 오르기 2~3시간 전 비와 안전 등의 이유로 갑자기 공연이 취소된 것이다. 빗속을 뚫고 공연장을 찾은 팬들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돌아가야 할 상황. 그러자 앤 마리는 급히 호텔에 임시무대를 만들었고, 심야에 한국 관객을 위한 깜짝 무료 공연을 열었다. 팬들은 고마운 마음을 담아 종이비행기를 날렸고 앤 마리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세계적 축구선수 호날두의 ‘노쇼’와는 너무 비교되는 ‘굿쇼’를 펼친 것이다.

    ▼이번 두 사건으로 호날두는 한국에서 노쇼의 대명사가, 앤 마리는 굿쇼의 대명사가 됐다. 최소한 한국에서 호날두의 가치는 하락했고, 앤 마리의 인기는 상승했다. 팬들을 대하는 기본 매너가 이렇게 극과 극의 평가로 되돌아 간 것이다. 팬들을 대하는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 분명한 지침서가 될 일이다. 어느 순간 우리 자신도 누군가에게 ‘노쇼’를 행하고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보자. 만일 마음에 남는 일이 있다면 그 사람을 위한 ‘굿쇼’ 한번 어떨까.?

    김종민(편집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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