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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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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환경 시즌2] (27) 플라스틱 폐기물

편할수록 反환경 불편해도 必환경
‘쌓이는 재앙’ 두고볼텐가
‘줄이는 실천’ 도전할텐가

  • 기사입력 : 2019-07-11 20:5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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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세기 미국에서 당구공 재료로 쓰이던 코끼리 상아를 대체할 물질로 발명된 플라스틱. 이후 20세기를 거치며 플라스틱은 음식 용기, 장난감, 가구 등 생활·산업 분야를 가리지 않고 활용되면서 신의 축복이라는 찬사가 붙을 정도로 각광을 받은 물질이다.

    하지만 최근 세계 곳곳에서 플라스틱의 유해성이 보고되고 플라스틱 폐기물로 인한 동물들의 사체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지구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특히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은 태양광에 의해 잘게 부서져 미세 플라스틱으로 분해된다. 이런 미세플라스틱은 해산물을 통해 인간의 식탁에 오르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고 있다.

    이에 경남의 플라스틱 폐기물은 얼마나 발생하고 있는지 알아보고 도민의 입장에서 플라스틱을 줄이는 법도 고민해 본다. 또 최근 세계 각국 기업과 소비자들이 진행하고 있는 ‘플라스틱 어택’ 운동을 통해 생산자의 입장에서 플라스틱을 줄이는 기업은 어떤 사례가 있는지 알아본다.

    창원시 중앙대로변에 수거를 앞둔 플라스틱 폐기물이 쌓여 있다./전강용 기자/
    창원시 중앙대로변에 수거를 앞둔 플라스틱 폐기물이 쌓여 있다./전강용 기자/

    ◆도내 플라스틱 폐기물 하루 376t= 환경부의 가장 최근 통계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경남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혼합·분리배출 통틀어 376.7t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도 지역에서 경북(408.4t)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양이다.

    플라스틱 폐기물의 하루 평균 발생량을 연도별로 보면 2014년 388.3t, 2015년 335.4t, 2016년 394.3t으로 변동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도내 지역별로는 창원시의 하루 평균 플라스틱 폐기물이 103.7t으로 도내에서 가장 많았고 김해시 46.9t, 거제시 45.4t, 양산시 38.2t, 진주시 37.9t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활용이 가능한 분리배출 방식으로 처리되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2017년 기준 하루 평균 65.5t으로 전체의 17.4%에 불과했다. 나머지 311.2t의 플라스틱은 일반 종량제 봉투에 혼합돼 소각 등의 방식으로 처리됐다. 분리배출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고성군으로 36.7%로 나타났고 뒤이어 창원시 28.2%, 김해시 20.9%, 통영시 17.3% 순으로 집계됐다. 도내에서 분리배출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사천시로 3.6%였다. 도내 전체 평균은 17.4%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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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텀플러 사용자 여전히 ‘일부’= 한국소비자원의 지난해 11월 주요 도시 내 커피전문점 75개 매장을 대상으로 일회용품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테이크아웃 이용 소비자 750명 중에서는 694명(92.5%)의 소비자가 일회용 컵을 사용했고, 텀블러 사용자는 56명에 불과했다. 특히 1주일 이내에 커피전문점을 이용한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균 플라스틱 빨대 이용 개수는 2.30개, 플라스틱 컵 이용 개수 1.52개에 달했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은 친환경 소비를 위해 ‘노(NO) 플라스틱 소비’ 실천 방법을 추천하고 있다. 실천 방법에는 △종이 빨대 사용 △플라스틱 통 사용을 줄이기 위해 샴푸·보디샤워 용품을 비누로 대체 △생수 구매 자제 등이 포함돼 있다.

    ◆포장재 거부하는 ‘플라스틱 어택’=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이 매년 크게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시민사회에서는 적극적인 플라스틱 거부 운동도 일어나고 있다. 그중 하나가 ‘플라스틱 어택’으로 2018년 3월 영국에서 처음 시작된 플라스틱 포장재를 반대하는 시민운동이다. 매장에서 물건을 산 후 포장재를 분리해서 그 자리에서 버리고 오는 운동이다. 당시 이 운동은 과대포장 기업에 포장재가 필요없다는 것을 알리고 시민들의 경각심을 돋우기 위한 퍼포먼스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국내에서도 플라스틱 어택 운동이 전개된 적이 있다.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는 지난해 7월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세계 일회용 비닐 안 쓰는 날’을 기념해 플라스틱 포장재 거부 운동을 진행했다.

    도내에서는 지난해 7월 ‘지구를 사랑하고 환경을 생각하는 플라스틱 Zero 시민 실천단’이 발족됐다. 실천단은 시민의 실천이 일회용 플라스틱을 퇴출하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취지로 활동 중이다. 매장·공공기관 내 일회용 컵 사용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지속적인 감시 등을 진행하고 있다.

    ◆포장재를 없앤 ‘Naked Goods’= 도내 환경단체는 그동안 소비자들이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실천한다고 해도 생산자 측면에서 플라스틱을 줄이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유명 커피 브랜드의 종이 빨대를 제외하면 도내 생산자 측면의 플라스틱에서 벗어나려는 대중화된 성과는 아직 찾기 어려워 보인다. 이에 세계의 친환경 기업의 변화는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분석한 2019 글로벌 비즈니스 트렌드에 따르면 ‘폐플라스틱을 이용한 지속가능 개발’이 주요 트렌드에 포함됐다. 특히 세계 기업들의 무(無) 포장 제품(Naked Goods)이 소개됐다. 구체적으로 영국기업 ‘스키핑 록스 랩’(Skipping Rocks Lab)의 ‘물 캡슐’이 있다. 물 캡슐은 해초로 만든 투명한 물 공으로 껍질째 먹을 수 있다. 이 캡슐로 소스류 플라스틱 포장재를 대체하는 등 사용처도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또 네덜란드 유기농 식품회사인 에오스타(Eosta)는 농산물에 포장을 대신해 레이저를 이용한 라벨링 기술을 도입했다. 껍질이 단단한 채소나 과일에 적용돼 판매되고 있다.

    메인이미지영국기업 스키핑 룩스 랩의 '물캡슐'./스키핑 룩스 랩/
    메인이미지 네덜란드 식품회사 에오스타의 레이저 라벨링 기술./에오스타 사이트/
    메인이미지 네덜란드 식품회사 에오스타의 레이저 라벨링 기술./에오스타 사이트/
    세제 등을 벌크로 판매하는 슬로바키아의 에코테라 매장. 소비자가 빈 용기를 들고가 담은 용량만큼 돈을 지불한다./에코테라 홈피/
    세제 등을 벌크로 판매하는 슬로바키아의 에코테라 매장. 소비자가 빈 용기를 들고가 담은 용량만큼 돈을 지불한다./에코테라 홈피/

    슬로바키아에는 플라스틱 용기가 없는 세제 매장이 등장했다. 이는 에코테라(Ecoterra)라는 매장으로 샴푸, 세제, 섬유유연제 등을 벌크로 판매한다. 소비자가 직접 빈 용기를 들고가서 담은 용량만큼 금액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에코테라는 2016년 첫 매장을 개장한 지 2년 만에 슬로바키아 전역에 13개로 확대됐다. 이들은 지금까지 플라스틱 용기 7966개, 온실가스 3983㎏을 줄였다며 친환경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조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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