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7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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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에 '경찰 트라우마 치유' 마음동행센터 생긴다

경남경찰, 장거리 부산센터 이용해
거리 부담감에 상담·치료 힘들어
올해 전국 9곳 신설…신속 치료 기대

  • 기사입력 : 2019-07-11 20:5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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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지난 9일 오전 6시 거제시 옥포동 한 주상복합 아파트 옥상에서 16시간째 경찰과 대치하던 살인범 A씨는 옥상 바깥으로 몸을 던졌다. 장시간 A씨를 설득하던 경남경찰 위기협상팀은 A씨의 죽음을 눈앞에서 지켜봐야만 했다. 당시 협상팀은 A씨와의 긴 시간 이야기를 통해 나름의 라포(Rapport·신뢰감)를 형성했다고 믿었다. A씨는 비바람이 부는 날씨 속 협상팀의 건강을 염려하기도 했고, 마침표를 찍지 않을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약속도 했었다.

    그러나 결국 A씨는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약속을 저버렸다. 당시 협상팀 중 대다수는 그날의 충격으로 불면증 등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해당 경찰관들은 “마지막 그 사람의 눈을 잊지 못할 것 같다”, “더 최선을 다하지 못한 것 아닌가 하는 후회가 든다”고 토로했다.

    경남경찰 이현순 강력계장은 “장시간 이야기를 나눴던 상대가 눈앞에서 죽는 걸 지켜보는 것은 다른 강력 사건에 비해 상대적으로 마음이 더 힘들 것”이라며 “자신이 상대를 구하지 못했다는 실패에 대한 자책감 , 충격이 큰 것 같아 상담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인이미지자료사진./픽사베이/

    이 같은 경찰관의 트라우마 등 직무스트레스를 치유하는 ‘마음동행센터’가 올해 경남에도 문을 연다.

    그동안 경남경찰들은 트라우마 등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부산경찰청의 ‘마음동행센터’를 이용해야 했다. 근무 중 각종 충격사건 경험 후 신속한 치유지원이 필요한 상황에도 부산까지 가야 하는 거리적 부담감에 알맞은 시기에 상담 및 치료 지원을 받기가 힘들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11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경남을 비롯해 전국에 9개소의 마음동행센터가 신설될 계획이다.

    지난 10일 인천청 센터 개소를 시작으로 울산·경기북부·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경남 등에 9개소를 추가해 지방청별 1개소씩 총 18개소(경찰병원 포함)의 마음동행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관의 정신건강 전문치유를 위해 2014년부터 9개 지방청에 개소된 마음동행센터는 우울·트라우마 등 경찰관들이 자주 겪을 수 있는 마음건강 위험으로부터 회복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진료기록과 이용내역은 철저히 비밀이 유지되고, 횟수에 제한 없이 전액을 지원한다. 단순 상담에 그치지 않고 필요 시 병원과 연계해 통합적인 심층검사·치료까지 돕고 있다.

    마음동행센터를 이용하는 경찰관 수는 2014년 1279명에서 지난해 2895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이용 후 경찰관의 ‘정신건강 위험도’가 42% 감소하고, 주의집중력 등 치안역량도 8%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 경찰 관계자는 “경찰 직무 특성상 스트레스가 높을 수밖에 없고 치안역량 유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마음동행센터는 치유지원 핵심 축으로 경찰관의 ‘마음건강 지킴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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