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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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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청소년기의 척추 건강관리

  • 기사입력 : 2019-07-08 08: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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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환 창원제일종합병원 신경외과 원장
    윤석환 창원제일종합병원 신경외과 원장

    최근 14세의 남자 학생이 다른 병원에서 심한 요통과 다리 통증으로 허리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을 실시하고 디스크탈출증이 심해 수술을 권유받아 본원에 내원해 1포트내시경감압술(PSLD)로 탈출한 디스크를 제거한 사례가 있다. 부모는 아이가 엄살이 심하다는 생각과 아이가 아직 어려 척추질환이 있을 것이란 생각은 전혀 못하고 아이를 참으라고 한 죄책감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웠다.

    현대 사회의 청소년은 학습시간의 증가, IT기기의 장시간 사용 등으로 인해 신체활동 시간이 줄어들었으며, 특히 학년이 증가할수록 신체 활동의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고학년으로 갈수록 좌식 생활의 시간은 증가하고 신체활동은 감소하면서 비만과 관련된 대사질환의 증가와 함께 척추변형과 통증으로 인한 근골격계 질환의 발병이 증가하여 문제가 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보면 척추측만증으로 진료를 받는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 중 46.5%가 10대 환자라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학교 건강검진의 확대와 이에 따른 정보의 제공으로 사회와 부모의 관심 증가가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척추변형으로 인한 증상 유발은 근육의 불균형과 신체 주요 부위에 피로와 통증을 유발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뿐 아니라, 학업성취도를 저하시키며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척추변형으로 치료받는 10대 비율이 증가함은 청소년의 척추 건강 관리에 문제가 된다.

    척추의 정렬은 자세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반복적으로 행하는 바르지 못한 자세는 이상적인 자세를 무너뜨려 척추변형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 된다. 학습이나 IT기기를 사용 중 고개를 앞으로 숙이면 어깨 관절에 무리가 가면서 목 주변 근육은 경직되어 목 디스크 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 처음에는 어깨가 묵직하거나 결리는 듯한 통증을 느끼지만 점차 ‘일자목증후군’을 유발하여 고개를 들면 통증을 느끼고 뒷머리까지 잦은 두통을 동반하는 경추 디스크탈출증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그리고 허리를 옆으로 틀어 책상에 엎드리는 자세가 습관화되면 체중이 실리는 방향으로 골반이 기울며 척추도 틀어진다. 엉덩이를 의자 끝에 걸치고 눕다시피 기대는 자세를 반복하면 허리의 S자 곡선이 점차 사라지며 척추후만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다리를 꼬는 자세는 골반을 틀어지게 하여 척추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로 가는 동맥과 정맥을 눌러 혈액순환을 방해하여 정맥류가 발생하기도 하고, 다리를 꼬게 되면 한쪽 골반에 체중이 과하게 실리게 되고 반대편 다리의 근육들을 과다하게 당겨 허리 근육에 비정상적인 스트레스를 주어 요통을 유발한다.

    때문에 성장기 청소년의 척추변형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신체활동과 바르게 앉는 습관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통증이 발생할 때에는 나이와 상관없이 원인을 찾아 진행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예방활동과 치료를 해야 한다. x-ray, CT 또는 MRI 촬영 등으로 정확한 진단 후 물리치료, 약물치료, 도수치료 등을 실시하여야 수술까지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청소년들의 증상 호소에 부모들이 좀 더 귀 기울여 주어야겠다.

    윤석환 (창원제일종합병원 신경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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