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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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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빠져도 정신 차리면 산다! 여름철 익사사고 대처·예방법

  • 기사입력 : 2019-07-07 20:4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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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철이 되면 무더위를 피해 강이나 계곡, 수영장, 해수욕장 등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그러면서 발생하게 되는 익사 사고로 전 세계적으로 매년 50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며, 한국에서는 매년 2000명 정도가 익사와 연관돼 사망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익사는 물에 침수되면서 호흡기 손상이 발생하는 일련의 과정으로 예후는 물에 잠겼던 시간, 수온, 심폐소생술의 신속성에 달려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익사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다.


    물속에서 시행하는 가슴 압박은 효율성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일단 최대한 빨리 물 밖의 안전지대로 환자를 이동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익사 환자를 구조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최대한 빨리 전문 구조대에게 도움을 요청하며, 로프 같은 도구를 이용해 환자를 구조해야 한다. 만약 사고가 어떻게 발생하게 됐는지 파악할 수 없거나 척추 손상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척추의 움직임을 최소화시켜 추가적인 손상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후에는 익수 환자를 평편한 지대로 옮겨 호흡 여부를 확인하고, 역류나 구토를 예방하기 위해 환자의 머리가 아래쪽으로 향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환자의 기도가 이물질로 막혀 있는 경우 옆으로 눕혀 이물질 제거를 시도해 볼 수 있다. 환자가 자발호흡이 있다면 왼쪽으로 눕히고 머리 젖히기를 시행해 기도를 유지하고, 만약 환자가 자발호흡이 없거나 비정상적인 호흡을 보인다면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한다.

    환자가 자발호흡이 없거나 비정상적인 호흡을 보일 경우 119에 신고를 하고, 자동 제세동기를 가지고 올 수 있도록 주변 사람을 지목해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구조자가 의료인인 경우는 10초 간 맥박을 확인한다. 익사 환자가 저체온증이 의심되는 경우라면 맥박 확인을 더 오랫동안 신중히 시행해야 한다.

    이후 가슴압박 30회와 인공호흡 2회를 반복적으로 시행한다. 폐로부터 물을 빼내기 위한 하임리히 수기 등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익사 환자의 경우 성문 연축 혹은 호흡 중지를 유발해 물이 흡입되지 않거나 물이 일부 흡입되더라도 빠르게 체내 순환으로 흡수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심폐소생술을 지연하거나 방해해서는 안 된다. 단순 심정지환자의 경우 심정지가 발생한 이후 몇 분 동안은 혈액 내 산소함량이 가슴압박만으로 적절하게 유지될 수 있지만 익사 환자일 경우 대부분 저산소증에 의한 질식성 심정지이므로 인공호흡을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 인공호흡은 머리 젖히고 턱 들어올리기 방법을 사용해 기도를 유지하며, 코를 막고 구조자의 입을 환자의 입에 밀착 시킨 후 보통 호흡량을 1초 동안 환자에게 불어넣는 것을 2회 시행한다.

    만약 척추 손상이 의심되는 환자의 경우에는 턱 들어올리기 방법만을 사용해 같은 방법으로 시행한다. 2회의 인공호흡이 10초가 넘지 않도록 최대한 신속하게 시행한다. 가슴 압박의 경우 구조자는 한쪽 손바닥을 흉골 아래쪽 절반 또는 젖꼭지를 연결하게 되는 선과 가슴 중앙선이 만나는 지점에 대고 그 위에 다른 손바닥을 평행하게 겹쳐 두 손으로 압박한다. 손가락은 펴거나 깍지를 끼고, 팔꿈치를 펴고 팔이 바닥에 수직을 이룬 상태로 체중을 이용해 압박한다. 깊이는 5~6㎝, 속도는 100~120회/분으로 시행하며 빠른 압박 후 충분한 가슴 이완 시간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자동 제세동기의 경우 도착하자마자 시행해야 한다. 익사 환자의 경우 대부분 제세동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나 10% 미만에서는 초기에 제세동이 필요로 할 수도 있다. 전원을 켜고 난 후 두 개의 패드를 하나는 오른쪽 쇄골 아래에, 다른 하나는 왼쪽 젖꼭지 아래 중간 겨드랑이 선에 부착한다. 이후 심장 리듬을 분석하고 제세동이 필요하다면 제세동을, 필요하지 않다면 즉시 심폐소생술을 다시 시행한다. 패드 부착 시 환자의 옷을 벗기고 가슴에 있는 물기를 잘 제거해야 한다. 또한 심장 리듬 분석과 제세동을 시행할 때는 환자의 몸과 접촉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며 가슴압박을 중단하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

    심폐소생술을 받았거나 현장에서 인공호흡이 필요로 했던 경우, 사고를 기억하지 못하거나 의식 소실이 있었던 경우 등은 현장에서 증상이 없었다고 해도 모두 평가와 감시를 위해 반드시 병원으로 이송돼야 한다. 또한 익사에 선행된 다른 원인이 있는지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부정맥, 간질, 실신, 약물과다복용, 음주, 저혈당, 저체온증 등이 익사사고에 선행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익사 심정지 성인의 경우 전문심폐소생술을, 소아의 경우 전문소아소생술의 진료 지침에 따라 치료한다. 익사 환자의 경우 병원에 도착할 당시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상태라면 예후가 좋지 않다.

    하지만 저체온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좀 더 적극적인 치료를 시도해야 한다. 비록 드물기는 하지만 얼음물에서 장기간의 침수 후 신경학적 손상 없이 완전히 회복된 사례가 소아와 성인에서 보고된 바 있기 때문이다. 얼마나 적극적으로 치료를 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얼음물에 침수해 빨리 구조됐거나 더운물에 침수하였더라도 빠른 구조시간, 빠른 이송이 이뤄졌다면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의식이 명료한 경우에는 산소 포화도가 95% 이상 유지되고 검진상 이상이 없다면 4-6시간의 경과 관찰 후 증상이 없을 시 귀가할 수 있다. 산소 포화도 95% 이상 유지를 위해 지속적으로 산소가 필요한 경우, 방사선 촬영 소견 상 이상이 있는 경우, 신체 검진 상 이상이 있는 경우, 의식이 명료하지 않은 경우에는 입원을 해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다.

    휴가철 익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물놀이 전 충분히 안전 수칙을 숙지하고, 음주 후에는 물놀이를 삼가야 한다. 특히 물가나 야외에서 아이들이 방치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김호철 기자 keeper@knnews.co.kr

    도움말= 창원파티마병원 응급의학과 강성우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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