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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창원시가 명품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백자욱(창원대 글로벌 비즈니스 학부 교수)

  • 기사입력 : 2019-07-02 20:3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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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의 주립대학은 대부분 한적한 시골 타운에 위치한 경우가 많다. 필자가 다닌 캔자스 주립대학은 캔자스 맨해튼이라는 시골에 대학타운만 시 한가운데 덩그러니 위치하고 있다. 시 전체 인구가 5만밖에 되지 않는 시골 타운에 대학의 총학생 수가 2만명이 넘으니 인구의 40프로가 내·외국의 학생으로 구성되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경제가 어렵지만 창원 경제는 더 어렵다. 이 어려운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가장 급선무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창원시민이 장기적인 프레임에서 창원시의 미래를 바라보고 가장 우선시해야 할 분야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교육이다. 미국의 경우 경제가 활황을 이룰 때는 대학 졸업생들이 대학원을 진학하는 대신 산업현장으로 뛰어들고, 경제가 침체기에 들 때는 대학을 졸업한 후에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대학원을 진학한다.

    침체된 창원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여러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당장에는 급선무인 것처럼 보이지만 지금 창원시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교육시스템을 재정비하는 것이 장기적 관점에서 가장 필요한 일이 아닌가 보여진다. 창원시는 인구 100만이 넘는 광역시에 준하는 특례도시이다. 창원시에 지금 종합대학이 창원대학교를 비롯해 여러 사립대학이 있긴 하지만 창원지역의 산업을 대표하는 기계, 조선, 전기, 전자, 방산 그리고 자동차 산업 등의 분야에서 21세기 세계를 지배할 수 있도록 이론적 뒷받침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세계적 명성을 지닌 고등교육기관은 과연 있다고 할 수 있겠는가? 세계적 명성을 지닌 기관이 부재할 경우 설사 창원이 대형 공장을 유치해 침체된 경기를 반짝 살릴 수 있다 하더라도 언제든 다시 침체와 방황의 늪으로 빠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어려울 때일수록 대학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투자하는 것이 창원이 명품도시가 되는 비결임을 창원시를 사랑하는 모든 당사자들은 알아야 한다. 즉, 창원시의 전반적인 삶의 환경이 개선된다 하더라도 창원시민의 자녀들을 자랑스럽게 보낼 수 있는 세계적 명성을 지난 고등교육기관에 투자·육성하지 못한다면 창원시는 특례시가 아니라 광역시가 된다 하더라도 결코 명품도시로서의 품격은 갖추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웃하고 있는 울산에는 UNIST가 있고 광주에는 GIST가 그리고 포항에는 포스텍이 있어서 지역산업의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는데 비해 창원에는 이를 필적할 만한 고등교육기관이 없다.

    더 이상 창원의 경제가 허우적거리지 않도록 하고 또 창원 미래산업의 나침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창원의 UNIST라 할 수 있는 ACIST(Advanced Changwon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를 더 늦기 전에 육성할 필요성이 있다. 창원의 기계메카산업을 세계적 명성을 가진 첨단 이론으로 재무장할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는 기관이 바로 ACIST이다. 2003년 스웨덴의 말뫼시의 대표적 조선사인 코쿰스사가 말뫼시를 대표하는 골리앗 크레인을 현대중공업에 단돈 1달러 넘긴 이후 말뫼시를 부활시키기 위해 제일 먼저 착수한 것이 말뫼대학을 설립한 것이었다. 이 대학 설립으로 말뫼시는 20년도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대표적 산학협력의 모범도시로 탈바꿈하는 데에 성공했다. 지금 말뫼시는 조선산업이 안겨줬던 그 부를 능가하고 있다. 창원이 세계적 명성을 지닌 명품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명품대학을 소유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창원의 지도자들은 기업을 유치하기에 앞서 창원에 소재하고 있는 대학들이 세계적 명성을 지닐 수 있도록 대학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임을 명심해주기 바란다.

    백자욱(창원대 글로벌 비즈니스 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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