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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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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농가도 울린 ‘풍년의 역설’

작년 대비 면적 줄었지만 생산 20%↑
남해 경매단가 30%↓… 원가도 못 미쳐
정부, 수매 등 3만7000t 시장격리 조치

  • 기사입력 : 2019-06-25 21: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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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파에 이어 마늘까지 ‘풍년의 역설’이 빚어지고 있다.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농민의 시름이 깊은 가운데 특히 전국에서 마늘 재배면적이 가장 넓은 경남의 피해가 극심할 전망이다.

    ◆과잉생산= 농림축산식품부, 경남도, 도내 마늘농가 등에 따르면 작년 대비 마늘 재배면적은 소폭 줄었지만 최상 작황으로 10~20% 과잉 생산될 전망이다. 지난겨울이 따뜻했고 강수도 적절했으며, 밤낮 기온차도 컸던 탓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마늘 재배면적은 2만7689㏊로 평년(2만3728㏊)보다 16.7% 늘었지만 지난해(2만8351㏊)보다는 2.3% 줄었다. 하지만 생산량은 36만6000t으로 전년(33만2000t) 대비 10% 이상, 평년(30만5000t) 대비 20% 이상이 생산될 전망이다.

    메인이미지마늘./픽사베이/

    경남지역 올해 도내 마늘 재배면적은 6598㏊로 작년(6614㏊)보다 소폭 줄었지만, 농가는 작년보다 20% 이상 과잉 생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대로면 전국서 마늘 재배면적이 가장 넓은 경남은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시도별로 경남이 마늘 재배면적이 가장 넓고 경북(5998㏊), 전남(5803㏊) 순이다. 경남에서는 창녕(3265㏊)과 남해(1140㏊), 합천(1141㏊)이 마늘 주산지다.

    ◆가격 폭락= 한창 출하 중인 남해군 마늘의 공판장 경매단가는 작년보다 30%가 떨어졌고, 7월초 출하 예정인 창녕군 마늘 역시 작년보다 16%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동남해농협 기준 평균 경매단가는 10㎏당 3만1000원이었지만 올해 6월15일 기준 평균 경매단가는 2만2000원에 불과했다. 4만원에 형성됐던 1등급 마늘 경매단가는 2만7000원까지 떨어졌다. 병해충약제·퇴비·수확인건비·운반비 등을 기준으로 남해군 마늘농가가 조사한 마늘 생산원가(3만4000원)에는 한참 못 미치는 상황이다.

    창녕 역시 생산비를 충족하지 못하는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강창한 창녕군농민회 사무국장은 “20㎏ 한 망당 작년·평년 기준 6만원이었는데 올해는 5만원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팔아도 적자인 가격”이라면서 “6만원 정도여야 최소 생산비는 채운다”고 말했다.

    과잉 물량에 단가가 생산비 아래로 떨어질 것을 알았지만 농가에서는 쉽사리 밭을 갈아엎지도 못했다. 산지폐기 비용을 오롯이 농가가 감당해야 하는 탓이다.

    강창한 사무국장은 “농협 계약재배농가는 농협에서 비용을 전부 혹은 대부분 부담하지만 비계약재배농가는 모두 농가가 감당해야 한다. 단가가 낮더라도 수확해서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늦은 정부 대응= 정부가 25일 가격안정을 위해 △수매·비축 2만3000t △농협 출하안정제 물량 1만t △수입산 종자용 쪽마늘 대체 2000t △포전정리 2000t 등 3만7000t을 시장격리하기로 했지만 현실성이 떨어질 뿐더러 이미 늦은 조치라는 목소리가 크다.

    이태문 한국농업경영인 남해군연합회 사무국장은 “소비가 위축돼 사실상 7만t 이상이 과잉이 예상되는데 시장격리 물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수매가격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수매가격이 시장가격을 기반으로 형성되는 건 맞지만 반대로 수매가격을 턱없이 낮추면 시장가격도 끌어내릴 수 있어 생산비에 근거해 가격을 형성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주산지인 제주나 전라도는 이미 출하를 끝냈고 남해도 50% 이상 출하가 된 상태다. 농민 손을 떠난 상태인데 이제 와서 대책을 내놓는 건 상인들만 좋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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