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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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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생존수영- 이준희(정치부 부장)

  • 기사입력 : 2019-06-18 20: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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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 관광객 등 35명을 태우고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을 운항하다가 크루즈선과 추돌한 ‘허블레아니’호가 침몰 13일 만에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하지만 여전히 실종자 3명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이 사고로 23명의 한국인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됐으며, 단 7명만이 살아 돌아오는 안타까운 결과를 초래했다.

    ▼유람선 침몰 당시 급물살에 떠내려가다 빈 물통을 붙잡아 극적으로 구조된 생존자들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생존수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생존수영은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정에 도입됐다. 당시는 초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됐으나 올해 2~6학년을 대상으로 범위가 확대됐다. 생존수영은 영법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물에 빠졌을 때 당황하지 않고 구조자가 올 때까지 최대한 버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일본은 1955년 배 침몰 사고로 수학여행 가던 학생 168명이 숨지자 모든 초등학교에서 생존수영을 가르치도록 의무화했다. 네덜란드는 초등학교 1년부터 수영을 가르쳐 2학년이 되면 옷 입고 신발을 신은 채 25m를 가는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독일 역시 ‘생존’을 목표로 모든 학생이 인명 구조 자격증을 딸 때까지 수영을 배운다. 프랑스 학교는 ‘6분간 쉬지 않고 수영하기’와 같은 테스트를 한다. 이 모두 실제 상황을 고려한 교육이다.

    ▼생존수영에 대한 학부모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시설과 인력, 예산이 문제다. 경남도교육청은 지난해 1월 ‘초등학생 생존수영교육 지원 조례’를 제정해 학생들의 생존수영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도내 생존수영 교육을 할 수 있는 수영장은 44곳뿐으로 18개 시·군 512개 초등학생 5만여명(2018년 기준)이 교육을 받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전문가들은 10시간 중 생존수영 4시간만으로는 어림없다고 말한다. 물론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다만 부족한 대로 잘 활용해 실제 사고 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것이 작은 바람이다.

    이준희 정치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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