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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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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중독·잠수병·화상…‘고압산소치료’ 아시나요?

대기압보다 높은 2~6기압서 100% 고산도 산소 흡입
인체 저산소 상태 개선·노폐물 정화해 함암 등 효과
해외 비해 국내 환자 본인 부담금 적어 인식 폭 확대

  • 기사입력 : 2019-05-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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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압산소 체임버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삼천포서울병원/


    지난해 12월 사상자 10명을 발생시킨 강릉 펜션 보일러 가스누출 사고가 우리 사회를 경악케 했다. 고교생 3명의 소중한 생명을 집어삼킨 원인이 일산화탄소(CO) 중독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가정 난방으로 연탄을 주로 쓰던 1980년대였다면 몰라도, 가스·등유를 주 난방재로 쓰는 요즘에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는 충격적이었다.

    다행스럽게도 부상자 7명을 일상으로 복귀시킬 수 있었던 것은 고압산소치료를 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당시 강릉의 한 병원에 마련된 고압산소치료실은 부상자 7명 전원을 수용할 수 없어, 다른 지역 병원의 고압산소치료실을 찾는 데 2시간30여분이나 걸려 자칫 불상사를 초래할 뻔했다.

    현실은 아직까지 난방 연료로 연탄을 쓰는 가정이 전국적으로 12~13만 가구에 달하는 데다, 최근 번개탄이나 연탄가스를 이용한 극단적 선택이나 작업장 가스중독사고가 잇따르면서 고압산소치료기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또한 대형 화재사고로 인한 인명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 데서 고압산소치료기가 주목을 받고 있다.

    ◆고압산소치료란?= 고압산소치료는 대기압(1기압)보다 높은 2~6기압의 인위적 환경을 만들어 100% 고산도 산소를 흡입하게 해 몸에 생긴 산소 부족 상태를 개선하기 위한 치료법이다. 고압산소 체임버에서 조직과 장기로 높은 농도의 산소가 운반되도록 해 인체의 저산소 상태를 개선하고, 노폐물을 정화해 항암 효과가 더욱 높아지도록 한다.

    또한 고압산소치료는 방사선치료 또는 암 수술 이후 조직 재생에 효과적이다. 방사선치료 이후 고압산소치료를 받으면 조직의 산소 분압을 증가시켜,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검증됐다고 한다. 특히 하악골에 발생한 방사선 골괴사의 경우, 치료율이 91%에 달한다고 보고됐다.

    화상, 당뇨합병증(당뇨족부괴사), 감압병(잠수병), 버거씨병(혈액순환장애) 등 피부. 만성두통, 모세혈관 신생에 특별한 효과를 볼 수 있는 치료 요법으로 선진국에서는 활발하게 의료 지원 혜택을 받고 있다.

    ◆다양한 질병 치료에 효과= 고압산소치료는 과거 일산화탄소 중독 치료와 잠수병 환자에게만 한정적으로 사용됐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에는 고압산소치료실을 갖춘 의료기관이 300곳이 넘었다고 한다. 하지만 연탄가스 중독 환자가 급감하면서 고압산소치료실도 급격히 줄었다.

    미국이나 일본처럼 ‘고압 의학’이 전문 분야로 자리 잡은 국가에서는 500개 이상의 고압산소치료실이 운영되고 있고, 16개 이상의 질병 치료에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전문가의 숫자도 상대적으로 훨씬 적을 뿐 아니라 고압산소치료에 대한 의사들의 인식도 예전의 수준에 멈춰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반면 해외에서는 상당히 비싼 비용으로 고압산소 치료를 받는 것에 비해 국내에서는 본인 부담금이 적다는 장점이 더해지면서 환자들의 인식의 폭이 차츰 넓어지고 있다.

    ◆화상 치료에도 주목= 고압산소치료는 일산화탄소 중독, 잠수병, 당뇨족부괴사 외 화상치료로도 특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화상환자 수가 연간 평균 48만여명에 달하는데, 화상을 입은 후 신속하게 치료를 받으면 피부 괴사나 감염 등의 손상을 최소한으로 막을 수 있어 초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고압산소치료의 장점으로는 △빠른 피부재생으로 흉터를 최소화해 치료기간 단축 △탁월한 감염 예방 △화상으로 인한 통증 경감 효과 △치료비 절감 등이다.

    심각한 후유증이 예상되는 응급 화상 환자는 2~3주 내에 신체가 변하는데, 기능상의 장애 및 추형(외관상 추하게 변하는 것)을 최소화하고 빠른 피부세포 재생을 위해 고압산소치료를 병행해 치료한다.

    정오복 기자

    도움말= 삼천포서울병원 한창섭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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