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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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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속쓰림과 위식도역류질환

  • 기사입력 : 2019-05-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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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민 (한양대학교 한마음창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속쓰림을 호소해 진료실을 찾는 직장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침에 늦잠을 자고 일어나 아침식사도 하지 못한 채 모닝커피 한 잔과 함께 바로 출근해서 업무를 보다가 식사를 못하다 보니 점심 때 폭식을 하고 남은 시간에 잠깐 쪽잠을 잔 뒤 커피 한 잔 먹고 업무를 보다 퇴근 후 음주를 함께하는 회식자리에 참가한다. 이런 일이 일상적으로 이어지는 사람들은 보통 가슴이 쓰리고 답답하며 호흡이 어렵다는 기분과 목을 조여 오는 느낌이 생겨 무슨 일인가 하고 병원을 찾아왔다고 한다.

    이는 병원을 찾아오는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들이 겪었던 증상이며 더 심한 사람들은 얼굴을 찌푸린 채 증상을 호소하며 치료를 원한다. 대체로 평소에는 별문제 없다가 어느 날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는 위식도역류질환은 평소보다 하부식도괄약근이 느슨해지거나 음식물의 위 배출이 느려져서 위장 내에 있던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대부분의 환자가 명치나 앞가슴 부위의 쓰라림을 느끼고 목 안으로의 신물 역류, 목 안에서 뭔가 걸리는 느낌을 호소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건강검진 수검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를 보면 위식도역류질환은 유병률이 약 8%에 이르고 해마다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식생활 변화와 비만 등이 주요 원인으로 생각되며, 술·담배와 기름진 음식, 커피, 탄산음료, 초콜릿 등의 카페인이 중요한 위험 요인이다.

    증상을 호소해 내시경검사를 통해 위식도역류질환으로 진단되면 우선적으로 증상 완화를 위해 약물치료를 하는데 증상이 매우 심하지 않다면 수술 치료는 고려하지 않는다. 환자마다 원인이 다를 수 있으므로 환자 개개인별로 서로 다른 치료 전략을 세워야 하며 치료기간도 다양하다. 짧게는 2주에서 대개 1~2개월 치료하면 좋아지지만 그 이상의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약물치료뿐만 아니라 평소의 생활 방식도 변화해야 해서, 안 좋은 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재발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냥 방치해 두면 식도염을 비롯해 식도궤양, 협착 등이 일어나고 역류된 위산이 식도를 지나 목으로 넘어오게 될 경우 후두염이나 천식, 만성기침을 유발하기도 한다. 아직 아시아권에서는 드물지만 서서히 증가하는 추세인 식도선암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또 복부비만자들은 체중 개선만으로는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므로 약물치료를 병행하며 받는 것이 좋다.

    위식도역류질환을 포함해 대다수의 소화기관 질환이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습관이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 크다. 과식이나 기름진 음식, 커피, 술은 피해야 한다. 특히 늦은 밤 식사, 식후 바로 눕는 습관, 과식 등의 잘못된 식습관을 피하는 게 좋다. 규칙적인 운동도 좋지만 역류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과격한 운동을 금하는 것이 좋다. 식사 후 수면을 취하는 행동도 충분한 시간적 간격을 두길 권한다.

    이창민 (한양대학교 한마음창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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