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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2020년, 경남기록물 관리 원년으로! (2) 경남지역 실태

18개 시·군 중 17곳 기록연구사 1명뿐
부족한 전문요원, 산정기준 없어
최소 1인 이상 배치 요건만 갖춰

  • 기사입력 : 2019-05-06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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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기관의 업무는 기록에서 시작해서 기록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관에서 생산된 기록물은 평가, 폐기 과정을 거친다. 문서고에서 보관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분류하는 작업이다. 이 작업은 관련법상 기록물관리 전문요원만이 하게 돼 있다.

    경남도내 대부분 시·군에는 기록물관리 전문요원(기록연구사)이 단 1명만 배치돼 있어 휴직 등 공백이 생길 경우 업무를 대신해 줄 여유 인력이 없어 공백 기간 동안 업무가 불가능하다. 시·군 전문요원들은 평소 기록물 관리 이외의 업무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아 제대로 된 기록 관리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시·군의 문서고도 수년 내 만고를 이룰 만큼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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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요원 시·군당 1명꼴= 경남도와 18개 시·군에 따르면 기록관리 전문요원은 경남도 2명, 창원시 3명이 배치된 것을 제외하면 시·군당 1명 수준이다. 공공기록물 관리법에는 기록물관리관의 전체 정원 4분의 1 이상 (그 미만일 때는 1인 이상)을 기록물관리 전문요원으로 배치해야 하고, 그 밖에 기록물 관리를 위해 전문인력을 배치해야 한다는 조항만이 규정돼 있다. 시·군의 기록물 현황에 따라 전문요원을 추가로 둘 수도 있지만 도내 대부분 시·군은 최소 요건만 갖춘 상태다. 경남 외 타 지자체에서는 군 단위라도 지자체장의 기록물 관리 의지에 따라 2명 이상 배치한 사례가 있다.

    경남도와 18개 시·군에 현재 보관 중인 문서는 적게는 각 3만여권에서 26만여권으로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기록물이 많은 곳도, 적은 곳도 전문요원 1명이 배치돼 있다. 기록연구사가 시·군에 본격적으로 배치되기 시작한 것은 2010년으로 내년이면 꼬박 10년이지만, 정부는 기록물 양과 비례하는 인력 산정 기준조차 마련하지 않았다.

    문제는 휴직 등 전문요원의 공백이 발생할 경우 이를 대체할 인력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휴직 등으로 기록연구사가 공백인 지자체는 함안, 의령이다. 관련법에서는 기록물을 평가 후 폐기할 경우 반드시 기록물관리 전문요원의 심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공백이 생길 경우 업무가 사실상 중단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록연구사는 “전문 요원이 휴직 등으로 공백이 생길 경우 수십 개의 처리과에서 오는 자료들을 단순히 분류만 해놓는 수준으로 관리 업무가 중단된다”며 “복직 후 폐기 등 업무는 전문요원의 몫으로 업무에 부담이 크고 제대로 된 관리가 안 된다”고 털어놨다.

    시·군 기록연구사들은 인력 부족으로 기록물 관리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경남기록원이 개원하면 시·군 업무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시·군 내 분류업무에 더해 경남기록원으로 이관해야 하는 작업이 추가되면서 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됐다. 여기에다 기록 관리 업무가 아닌 문서 배부 등 부서 업무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군 단위 지자체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한 기록 연구사는 “기록연구사는 기록 관리 업무뿐만 아니라 부서에 소속돼 기록과 관계없는 문서 업무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부서 내에서 기록관리 업무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지난해 경남도와 각 시·군에서 경남기록원으로 이관된 기록물은 1만여권으로 평균으로 따지면 500권 수준이다. 각 시·군에서 생산되는 문서는 보존기간이 1년부터 3년, 5년, 10년, 30년, 준영구 보존, 영구 보존 등 7종으로 나뉘는데, 경남기록원의 요청에 따라 보존기간 30년과 준영구 보존, 영구 보존 문서들을 이관하는 작업에도 길게는 수개월 소요된다. 이 때문에 시·군에서 경남기록원으로 이관할 수 있는 문서량은 500여권이 최대 수준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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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요원 배치 구체적 기준 없어= 기록물관리 인력 부족 문제를 겪는 곳은 경남뿐만이 아니라 타 시도와 중앙행정기관 등도 마찬가지다. 국가기록원이 지난해 한국평가원에 의뢰해 수행한 ‘기록물 관리기관 전문인력 구성 및 소요인력 산출기준 연구’ 보고서에서는 기록물량이 매년 10% 이상 증가하면서 기록물관리 인력의 꾸준한 증가가 이뤄져야 하지만 인력산정 기준이 미흡해 기록물 증가 대비 인력 증원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향후 시도의 기록원 설치에 따른 이관 업무로 업무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문요원이 1명만 배치된 1인 기록관 비율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 전국 245개 지자체 가운데 238개 기관이 전문요원을 배치했지만, 이 중 120개 기관에서 전문요원을 단 1명만 배치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인력 부족으로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서는 원활한 기록물 관리 업무를 위해 광역지자체의 경우 기록물관리 담당인력 9.7명 중 전문요원 3.2명, 기초지자체는 8.1명 중 전문용원 2.5명이 배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내 기록연구사들은 현재 인력 구성으로는 기록물을 수집하고 관리하는 업무만으로 벅찬 상황으로 전문적인 업무 수행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열악한 시·군 문서고= 현재 경남도와 18개 시·군 문서고 가운데 15개 기관이 공공기록물관리법에서 규정하는 문서고 수용량을 넘어선 상태다. 모빌렉 등 이동식 서고를 이용하면서 현실적인 문서 보관 수량을 늘리고 있지만, 지금 상태로는 수년 내 서고가 가득 찬다는 것이 지자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한 5개 시·군을 제외한 나머지 지자체는 문서고 전체 또는 일부가 지하에 마련돼 있다. 지하에 문서고를 둘 경우 햇볕이 들지 않고 온도 변화가 크지 않아 보존이 용이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반면, 종이 특성상 여름철 습기에 취약하고 문서 작업 환경이 나빠진다는 의견이 다수다. 산청군에서는 지난해 여름 수해로 문서고에 물이 차는 경우가 발생했다. 거제시도 수년 전 지하 문서고에 침수 피해가 발생하면서 훼손돼 폐기된 기록물이 있는가 하면 습기로 인해 곰팡이가 생기면서 지속적으로 소독작업을 해 왔다.

    복수의 기록연구사들은 지하보다 지상에서 기록물 관리가 용이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제한된 건물 내에서 지상 서고를 만들기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한 기록연구사는 “도내 대부분 시·군에서 문서고가 가득 차가는 상황이지만 예산 등의 이유로 문서고를 증축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한 지자체에서는 지상의 빈 공간을 문서고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우선순위에 밀려 체력단련실로 이용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록관리는 크게 눈에 띄지 않는 업무라 지자체 내에서도 기록물을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는다”며 “부족한 인력이든, 열악한 시설이든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기록물에 대한 인식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기원 기자 pkw@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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