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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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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미더덕 예찬- 조윤제(정치부 부장)

  • 기사입력 : 2019-04-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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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 시절, 어시장 가까운 곳에 집이 있어 해산물을 많이 먹었다. 어머니는 연중 해물이 넘쳐나는 어시장엘 다녀오시면 제철 해산물로 맛있는 요리를 많이 해 주셨다. 그중 이맘때 많이 먹은 것이 ‘미더덕 찜’이다. 통통한 미더덕에 칼집을 내 바닷물과 뻘을 씻어내고, 콩나물·미나리 푹 삶은 냄비에 미더덕 두어 줌 넣고 고춧가루 팍팍 뿌려 찜을 만드신다. 어머니만의 비법으로 해산물 ‘오만둥이’ 한 줌도 넣어 삶아 요리를 완성하신다.

    ▼전국에서 미더덕이 가장 많이 생산되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만은 예부터 어족자원이 풍부하고 수많은 어류들의 산란장이면서 미더덕, 굴 등 양식이 잘되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곳 사람들이 미더덕과 오만둥이를 양식하게 된 배경도 특이하다. 1970년대 미더덕과 오만둥이는 멍게·굴 양식장에 피해를 준다며 해적생물로 취급당했다. 하지만 이 미더덕과 오만둥이가 피조개 채묘그물에 덕지덕지 부착해 많이 생산되면서 본격적으로 양식방법과 기술개발이 시작됐다고 한다.

    ▼올 4월 현재 창원시 미더덕 양식장은 74건 265㏊가 있다. 작황에 따라 다르지만 연간 2000t 정도가 생산돼 전국 미더덕 생산량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진동만이 전국 최대 미더덕 산지이다. 미더덕은 몸 생김새가 육지의 ‘더덕’과 비슷하게 생겼다 해 미더덕이라 불렀다 한다. 이 요상하게 생긴 미더덕은 그 독특한 맛과 다양한 요리법이 알려지면서 최근 웰빙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미더덕은 봄철인 3~5월이 제철이다. 맛과 향이 최고조에 달하는 이때 미더덕 회, 미더덕 덮밥 등 갓 수확한 미더덕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이 철이 지나면 대부분 냉동으로 요리하기 때문에 식감이 약하다. 생물의 미더덕 요리는 향이 독특하고 입안으로 퍼지는 알싸한 맛이 일품인데, 동맥경화,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과 노화 방지에 탁월한 효과도 있다 한다. 식욕을 찾아야 하는 이 봄, 미더덕 향이 우리 입속에 있다는 게 정말 맛깔스럽지 않은가.

    조윤제 정치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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