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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어떻게 살 것인가?- 조윤제(정치부 부장)

  • 기사입력 : 2019-04-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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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가 발달할수록, 나이 들수록 세상 살기 수월해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것인가에 대한 해답 찾기란 어려운 수학문제 풀이와도 같아 알쏭달쏭하기만 하다.

    #조양호의 삶= 대한민국에서 가장 부러울 게 없어 보이던 대한항공 조양호 전 회장이 70세를 일기로 얼마 전 세상을 갑자기 떠났다. 대한민국의 국적기 회사를 경영했고, 하늘과 땅과 바다를 종횡무진하며 맹위를 떨쳤던 그였건만 병마가 쏜 비수를 끝내 피해가지 못했다. 그는 1992년 대한항공 사장에 오른 이후 지난 8일 사망 때까지 대한항공을 세계 굴지의 항공회사로 만든 주인공이었다. 성공 개최 여부가 불투명했던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이끈 인물이었다. 자타가 우러러보는 대단한 재력을 소유한 기업인이었다. 하지만 그는 수년간 우리 사회를 들끓게 한 가족들의 인성문제로 인해 죽음의 문턱을 더 빨리 넘어서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을 던져주고 있다. 수십년간 대기업을 경영하면서 발생하는 각종 리스크를 최고 책임자로서 감내하며 더 큰 기업경영을 꿈꿔 왔겠지만, 정작 자신이 가장 행복하게 경영하고 싶었던 가족들의 ‘독설과 갑질’ 등 인성문제 여파로 인생을 즐겨야 할 한창 나이에 세상을 등지는 불운의 기업인이 되고 말았다.

    #송해의 삶= 대한민국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 중 한 명을 꼽으라면 우선 ‘국민MC 송해 선생’을 꼽고 싶다. 1927년 4월 27일, 황해도 재령에서 태어난 송해 선생의 올해 나이는 93세이다. 현역 방송인 중 최고령인 그는 1988년 5월 시작한 ‘KBS 전국노래자랑’ 진행을 31년 동안 아주 재미있게 이끌고 있다. 구수하고 맛깔스런 진행과 후덕한 표정으로 가는 곳마다 “송해 오빠” 소리 들으며 사랑과 존경을 받고 있다. 그런 그도 1986년 대학교 2학년이던 외아들을 교통사고로 잃는 아픔을 겪었고, 지난해에는 부인 석옥이 여사가 유명을 달리하면서 홀홀 단신이 됐다. 하지만 송해 선생을 보면 전국노래자랑 진행을 100살 넘게까지 할 수 있겠다 싶다. 전국 방방곡곡 다니며 산해진미 좋은 음식 많이 먹고, 인생을 즐기려는 긍정적 마인드가 그를 더욱 젊게 만드는 것 같다. 거의 매일 점심 때 소주 1명을 거뜬히 마실 정도로 건강하다니 송해 선생은 정말 복 받은 연예인이다.

    #우리 삶은?= 행운아로 살아갈까, 불운아로 살아갈까, 또는 그것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을까, 없을까 하는 의문이 들 때가 많다. 조양호 회장의 삶과 송해 선생의 삶을 비교해 보면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를 스스로 결정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경제적 풍요 이면에는 다양한 고민이 존재할 것이다. 상당한 권력을 지키려면 그만한 걱정과 맞서야 할 것이다. 그러면서 생기는 가정과 가족에 대한 소홀함. 뭐가 중요한지 모른 채 훅 지나가 버리는 인생살이. 그래서 욕심의 덩치에서 기생하는 ‘불행의 씨앗’을 막기 위해 행복의 덩치를 더 키워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게 되지 않는 모양이다. 현실을 모면하기 위해 욕심을 부려본 적 있다. 그랬더니 걱정이라는 바이러스가 온몸을 침투해 같이 살자고 한다. 결국 욕심이 걱정을 부르고, 그 걱정이 삶을 야금야금 괴롭히며 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 내몬다는 생각이다. ‘걱정해서 걱정이 사라지면 걱정 없겠네’라는 티베트 속담이 있다. 행복의 완성이 뭔지 아직 몰라도 욕심거리·걱정거리 만들지 않고 주변을 돌아보며 즐겁게 살자고 다시 한 번 다짐한다.

    조윤제 정치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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