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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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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잘되는 식당은 뭔가가 있다

  • 기사입력 : 2019-04-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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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정부 들어 자영업자의 고군분투가 눈물겹다. 특히 식당을 운영하는 업주는 더하다. 충주시에 송어비빔회를 잘하는 식당이 있다. 번화가와 떨어진 곳인데도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꽤 알려진 맛집으로 인근 주민뿐만 아니라 여행객들도 자주 찾는 곳이다.

    도로변에 맛깔스럽게 세워둔 입간판은 운전자와 동승자가 쉽게 볼 수 있어 호기심에 들렀다가 맛에 반해 계속해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주변 식당들은 한가하니 손님이 없는데, 유독 이곳만 잘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선 왕복 2차선 도로여서 빠른 속도로 지나갈 수 없으니 ‘지나치는 도로’가 아닌 ‘구경하면서 가는 도로’란 점이 한몫을 하고 있었다. 식당은 지맥 (地脈)에 순행해 지은 건물로 출입문 앞은 넓은 주차장을 확보해 주차가 용이했는데, 넓은 주차장을 풍수에서는 순전(脣氈)이라 하며 순전을 갖추면 곳간에 곡식이 항상 가득한 부자가 나온다고 한다. 고언에는 이를 ‘귀룡낙처, 유순전(貴龍落處, 有脣氈·귀한 터가 끝나는 곳에는 순전이 있다)’이라 한다.

    건물의 앞면에는 파랑과 분홍색 조명등을 줄줄이 엮어 안온한 느낌이 들도록 연출했고, 출입문 위와 옆에는 크고 밝은 색의 등을 설치해 입구임을 쉽게 알 수 있게 했다. 출입문은 이중문으로 바깥문은 자동문, 안문은 여닫이문으로 해 생기(生氣)가 쉽게 빠져나갈 수 없게 했다. 식탁의 어느 곳에 앉아도 바깥 자연 풍광을 볼 수 있도록 유리 창문을 설치해 마치 자연에서 식사를 하는 듯한 느낌을 줬다.

    자연의 경치를 음미하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 분비가 원활해지면서 행복감은 늘리고 피로감은 줄일 수가 있으니 일석이조(一石二鳥)가 아니겠는가. 식당은 출입문 외에 바깥으로 나가는 문이 없어 출입문이 곧 수구 (水口·기운이 들고 나는 곳)가 되며, 바깥에서 들어온 생기는 식당 안에 좋은 기운을 내뿜으며 흉한 기운 역시 출입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는 조롱박 구조였다. 도로에서 부는 도로살은 건물의 옆면을 치므로 도로살에 의한 피해는 거의 없었다. 만일 도로에서 식당으로 진입할 때, 태양광과 함께 인도고무나무, 대나무 야자, 관음죽, 아레카야자 등과 같은 미세먼지 정화식물을 입구 양쪽에 나란히 뒀다면 먼지와 바람도 막고 자연스럽게 주차 안내도 됐을 것이다.

    식당풍수에서 참고할 사항들을 살펴보자. 혹여 출입문 외에 바깥으로 나가는 문이 있다면 생기가 바로 빠져나가므로 폐쇄하는 것이 좋다. 식당의 계산대는 손님이 쉽게 볼 수 있는 곳이면서 좋은 기운이 흐르는 곳에 두도록 한다. 바깥 출입구 양측에는 복두꺼비상, 해태상, 잎이 둥글고 두터운 식물을 심은 화분이나 황금(돈)을 상징하는 황금측백을 두면 좋다. 식당 내에 화장실이 있다면 ‘가림막’을 설치해 손님이 쉽게 볼 수 없도록 해야 한다. 가장 자신 있는 음식은 돋보이게 홍보하고 음식 중에 ‘자연산’이 있으면 눈에 띄는 장소에 크게 적어 알린다. 자연산이라는 뜻은 건강에 좋은 음식이라는 의미와 결부되기 때문이다. 주된 음식이 아니라도 ‘저희 식당은 생선을 각각 드립니다’ 같은 대접받는 느낌을 줄 수 있는 아이디어 창출도 중요하다. 그러나 손님을 계속해서 오게 할 뿐만 아니라 줄을 서게 하려면 ‘맛’으로 승부를 걸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창원시에 제법 줄을 세워 밥을 먹게 하는 중국집이 있다. 가장 자신 있는 음식을 확실히 눈에 들어오게 처리했고, 식당 앞은 찬란한 등을 여러 개 달아놓아 ‘지나치는 도로’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손님이 드나들었다. 게다가 가까운 도로로 인한 도로살과 흉한 기운을 막기 위해 해태상을 식당 안쪽 양옆에 세워두었는데, 식당 안과 바깥 사이에는 유리 창문이 가로막고 있었다. 화강암으로 만든 사자상이나 해태상과 같은 ‘석물(石物)’은 도로에서 치는 흉살을 막기 위해 두는 것인데, 유리 창문으로 인해 효과를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해태상의 냉한 기운이 오히려 손님에게 해(害)를 끼칠 수 있기에 식당 바깥에 설치해야 비보(裨補·흉한 기운을 차폐시킴) 역할을 제대로 하게 된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화산풍수·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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