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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경기 부진 적신호에 국가적 대응 필요하다- 이진로(영산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 기사입력 : 2019-04-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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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정부는 출범 3년차다. 한편으로 ‘적폐청산’과 ‘남북관계 개선’, ‘복지 확대’ 등 정치사회적 측면에서 큰 변화를 추구했고, 다른 한편으로 2018년 1인당 소득 3만 달러를 돌파하는 등 경제적 숙원(宿願)을 달성했다.

    1인당 소득 3만달러를 넘어선 인구 5000만명 이상의 국가를 ‘30-50 클럽’으로 부르는데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가입했다. 미국, 독일, 영국,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대한민국이 자리한 것. 특히 식민지를 경험한 나라 중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많은 국가들이 우리의 빈곤 탈출과 민주화를 부러워한다.

    하지만 최근의 경제 수치와 현장의 목소리는 우리 경제가 어려운 시기를 맞이한다는 적신호를 보낸다. 무엇보다도 우리 경제를 뒷받침해온 수출이 올해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예사롭지 않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들어 3개월간 수출 실적이 하락했는데 전년 대비 1월 -6.2%, 2월 -11.4%, 3월 -8.2% 등으로 장기화될 전망이다.

    주된 이유는 국내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지난해 5월 이후 매월 100억 달러를 돌파했는데, 시장의 재고 증가와 수요 감소로 수출 단가와 물량이 각각 하락하면서 12월 88억달러에 이어, 올해 1월 74억달러, 2월 67억달러, 3월 90억달러 등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다른 주력 품목도 부진하다. 디스플레이의 수출 감소는 중국의 생산 확대로 가격이 하락했고, 휴대폰 성장이 주춤한데 따른 것. 산업용 기계와 석유제품 역시 중국의 자체 생산 확대로 감소 추세다. 자동차도 판매 감소의 영향을 받았다.

    이에 따라 주요 기업의 성과도 좋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어닝쇼크를 보여줬는데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42.6%, 그리고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60.4%를 기록해 10분기 만에 최저치를 나타낸 것. LG화학과 포스코 역시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각각 -24.9%, -36.4%를 보여줬고, 현대자동차는 같은 기간 2000억원대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우리 경제의 운영에서 대기업의 역할이 크기 때문에 1, 2차 하청 관계에 있는 중소기업의 경영 실적이 더욱 어려울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KDI 경제동향’ 4월호에서 대내외 수요 위축으로 경기가 점차 부진해진다고 판단한 것은 이를 뒷받침한다.

    경제 전반의 적신호에 대해 기업, 시민, 정부가 모두 참여하는 범국가적 대책이 요구된다. 특히 정부는 생산과 유통 현장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을 모색하기 위해 현장 기업인과 노동자의 목소리를 우선 경청하기 바란다.

    공통적으로 미래 성장기업의 발굴, 수출 품목과 시장의 다변화와 신산업 육성 등을 지적한다. 충분한 근거가 있다. 어느 기업인은 경남, 부산, 울산의 조선산업이 어려워진 원인 중 하나로 해외 수주 경쟁 과정에서 지나친 저가 전략으로 수익성이 저하됐다고 지적한다. 국내 산업의 해외 진출에서 과잉경쟁으로 수익성을 악화시켜 부실을 초래한 것. 이런 현상이 다른 산업에서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의 역할이 기대된다. 또한 중국의 경쟁력이 높아졌음을 실감했다는 수출 현장의 호소도 이어진다. 낮은 인건비에 더해 높은 기술을 내세운 중국을 상대하기가 점차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노동자는 이러한 어려움을 가장 크게 느낀다. 수출 감소로 생산 규모를 줄이면 노동자 감축과 임금 하락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경기 부진 판단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지난 강원 산불 대처에서 보여주었듯이 전국의 소방차를 동원했던 절실한 마음으로 경제 현실을 바라보고, 대처하기 바란다. 소방청이 태풍급 강풍 속에 확산되는 산불을 신속하게 진압했듯이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경제 체질 강화에 전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이진로 (영산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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