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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아이돌보미- 강희정(편집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19-04-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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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후 14개월 된 아기가 밥을 먹지 않는다고 뺨을 때린다. 아기가 재채기를 해서 밥풀이 튀자 때리고 볼을 잡아뜯는다. 그만 먹겠다고 도리도리 의사표현을 했음에도 억지로 먹이며 밀쳐서 넘어뜨린다. 아이가 잠자는 방에서도 폭언과 폭행은 이어진다. 침대 밖을 나가고 싶어 우는 아이를 방치하다 아이가 침대에서 떨어져 멍이 들고 상흔이 생기기도 했다. 하루 평균 2건에서 많게는 10건, 보름간 34건의 학대가 있었다.

    ▼정부지원 아이돌보미가 생후 14개월 영아를 상습 학대한 영상이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전해지자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정부 아이돌봄 지원사업은 만 12세 이하 아동을 둔 맞벌이 가정 등에 아이돌보미가 직접 방문해 돌봐주는 서비스다. 시간제, 종일제로 운영되며 조리, 세탁이 없는 일반형 서비스가 시간당 9650원이다. 소득수준에 따라 시간당 1448원부터 8203원까지 차등 지원한다. 정부 운영으로 믿을 수 있고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어 맞벌이 부부들에게 인기가 높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나라에서 하는 서비스조차 믿지 못하겠다”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에도 긴급점검, 관리감독·교육 강화 등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모들은 어린이집도 유치원도 아이돌보미도 믿을 수 없다며 “아이 낳기 무섭다”고 하소연한다.

    ▼이처럼 결혼해 아이를 낳아도 키우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 보니 경제적 부담, 육아 고충 등으로 아이를 낳지 않거나 출산을 미루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의 ‘2017년 신혼부부 통계 결과’에 따르면 5년 미만 신혼부부 110만3000쌍 중 아이가 없는 부부는 37.5%인 41만4000쌍에 달했다. 이는 1년 전보다 1.2%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딩크족(자녀를 두지 않는 맞벌이부부)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주 요인이다. 왜 아이를 낳지 않을까. 안 낳는 게 아니고 못 낳는 것은 아닐까. 쏟아붓는 세금에도 출산율은 왜 더 낮아지는지 냉정하게 생각해볼 문제다.

    강희정 편집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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