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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인] 강제규 창원문화재단 대표이사

“창원 하면 떠오르는 문화축제 만들고파”

  • 기사입력 : 2019-04-04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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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타지 멜로 ‘은행나무 침대’(1996), 첩보영화 ‘쉬리’(1999), 전쟁 블록버스터 ‘태극기 휘날리며’(2004) 등 대작들로 전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은 영화 감독 강제규(57). 한국영화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꾼 인물로 평가받고,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기록을 갈아치운 ‘흥행 신기록 제조기’라는 애칭을 가진 그가 지난달 1일 창원문화재단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그를 만나 창원문화재단의 첫 비상근 대표이사로서 자신이 구상하고 있는 창원시 문화정책의 큰 틀과 아직은 계획 단계지만 앞으로 2년 동안 재단과 지역 문화예술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묻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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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제규 창원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재단 운영계획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창원문화재단 대표를 맡게 된 소감은?

    ▲영화를 제작하는 사람이기에 대표이사직을 두고 참으로 많은 고뇌의 시간을 가졌다. ‘바쁜 시간을 쪼개서라도 고향(마산)을 위해 봉사해달라’는 지인들의 설득도 있었지만, 그동안의 경험이 고향의 문화 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이 또한 소중하고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했기에 마음을 굳히게 됐다. 앞으로 창원문화재단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창원시의 문화 발전에 힘이 되고 싶다. 창원시와 시민들을 위한 의미 있는 문화 청사진을 그리고 싶다.

    -비상근 대표이사에 대한 지역예술인들의 우려가 크다. 이 근심을 해소할 방안은?

    ▲비상근 대표이사라는 근무 형태는 재단의 선택 사항이지만 재단 내에서도 많은 고민을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나 자신 또한 만약 상근 형태였다면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겠다는 생각을 감히 하지 못했을 것이다. 당연히 비상근의 한계가 있을 것이고 어떤 점들을 우려하고 있는지도 잘 안다.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의 빈도를 늘려나갈 생각이다. 고향에 자주 내려와 시민, 문화예술인들과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대화하고 고민할 것이다.

    -문화정책의 핵심은 지역이다. 이런 이유로 창원문화재단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재단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우리 재단의 역할은 예향(藝鄕) 창원의 문화예술 부흥을 이끌어 시민들이 문화예술로 행복한 도시를 만드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창원시는 창원·마산·진해 3개 도시가 통합된 곳이다. 지역별 특색과 고유한 문화 영역을 존중하며, 창원만의 문화 정체성을 만들어 가고 싶다. 무엇보다 105만이 넘는 시민들의 문화적인 경험을 증대해 생활 속에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도시로 변화시키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문화 활동과 다양한 이벤트 기획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지역문화재단은 지역문화정책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창원문화재단은 문화시설 기획(공연·전시)과 대관 업무에 치중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창원문화재단은 성산아트홀·3·15아트센터·진해문화센터·창원의 집·창원역사민속관 등 창원시에서 위탁받아 관리 운영하는 문화시설이 많은 편이다. 기본적으로 이 시설을 잘 운영하고 활성화하는 게 곧 시민들의 문화향유권 신장과 직결된다. 각 문화시설의 특성과 지역성 등을 고려해 장르별로 특화하고, 이 시설을 활용해 지역 예술인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 앞으로 이들 시설을 잘 운영하면서 문화시설 밖에서 펼칠 수 있는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문화정책으로 문화생태계의 저변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최근 재단에서 지역 예비청년문화기획자 47명을 청년문화기획단으로 출범시켰다. 청년들의 작은 아이디어와 제안들이 모여 창원의 문화를 펼치고 열어간다면, 시민들이 생활 주변에서 즐길 수 있는 축제형 프로그램들이 곳곳에 생겨나고 또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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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제규 창원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재단 운영계획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지역문화콘텐츠는 지역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핵심인데, 강 대표는 지금까지 영화감독으로서 일방적인 제작을 해왔다. 어떻게 지역과정 중심의 사업을 할 생각인지?

    ▲변화는 몇몇 사람들의 탁상공론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재단이 창의적이고 활기차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문화 정책과 관련해 어떤 갈증과 희망이 있는지 기탄없이 들려주셨으면 한다. 시민들의 의견이 창원시의 문화예술정책에 녹아들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청년문화기획단원들과 참신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접목해 나가는 한편, 지역 예술인들과 적극 소통해나갈 생각이다. 본업이 영화를 만드는 일이다 보니 지역 영화인들과 대화하면서 영화 관련 문화정책을 펼쳐나가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영화정책은 영화제와 로케이션 활용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인근에 ‘부산국제영화제’라는 한국 최대 국제영화제가 있으니 연계와 협력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 부산-창원 벨트화를 이뤄 부산영상위원회와의 협업을 통해 부산에 없는 세트장이나 로케이션 위주로 영화인들에게 어필한다면 창원에서 더 많은 영화 제작이 이뤄지리라 본다.

    -취임사에서 재단이 하지 못한 일을 하려면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2년간 대표이사직을 수행하면서 꼭 이루고 싶은 사업이 있는지?

    ▲3·15의거와 부마항쟁이라는 역사적인 사건이 일어난 곳이 바로 마산이다. 가히 민주화의 성지라 할 만하다. 특히 부마항쟁은 올해로 40주년을 맞이했다. 이러한 사실을 대내외적으로 정확히 알리고 시민들 또한 자신들의 뿌리를 알고 자긍심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한다. 다큐멘터리·영화·뮤지컬 등 다각도에서 콘텐츠로 접근하고 싶다. 또한 진해 군항제처럼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문화 축제가 필요하다. ‘창원’ 하면 떠오르는 문화축제 및 로그라인(콘셉트)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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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제규 창원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재단 운영계획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지난 창원시 임시회에 불출석해 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비상임으로 일하는 동안 영화 스케줄로 불참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대한 대비책은 무엇인가? 그리고 업무방식과 직원들과의 소통은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하다.

    ▲올해 제1회 추경이 예상보다 빨리 개최됐으며 보고를 받았을 때는 이미 계획된 일정으로 인해 창원시의회 임시회 출석이 어려웠다. 취임 후 첫 임시회인데 참석하지 못해 시의회와 시민들에게 대단히 죄송한 마음이다.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면 고맙겠다. 차후에는 시의회의 의사일정과 맞물리지 않도록 잘 조율해서 인사도 드리고 재단의 사업 계획 등에 대해서도 설명 드리도록 하겠다.

    또한 재단 구성원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빠른 시일 안에 업무를 파악하고 창원시의 문화예술정책과 병행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많은 일을 하기보다는 여태껏 재단이 하지 못한 일, 꼭 필요한 일을 실현할 수 있도록 힘을 쏟도록 할 것이다.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강제규 대표이사는?

    마산에서 태어나 마산중학교와 마산고등학교,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한 후 영화감독으로 데뷔해 ‘은행나무 침대’,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마이웨이’, ‘장수상회’ 등을 연출했다. 대종상영화제 신인감독상, 청룡영화상 감독상, 대종상영화제 기획상, 백상예술대상, 아시아태평양영화제 작품상 및 감독상, 아스타나 국제영화제 공로상, 댈러스 국제영화제 관객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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