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5월 27일 (월)
전체메뉴

[기획] 창원시 '마산야구메카 조성계획' 살펴보니

105년 역사… 극일서 출발해 105만 시민 하나로 묶는 구심체

  • 기사입력 : 2019-03-13 22:00:00
  •   
  • “방안에 앉아서 책만 읽다가 나라를 잃어버렸으니, 이 어찌 피눈물 나는 선배들의 모습이 아니냐. 우리는 문(文)도 해야 하지만, 무(武)도 닦아야 하겠다. 곧 건강한 신체와 정신이 나라를 되찾는 원동력이다.” 일제강점기 마산에서 최초로 야구부를 창단한 창신학교 교사 자산(自山) 안확(1886~1946) 선생이 한 말이다. 이때가 1914년이었으니, 지금으로부터 무려 105년 전이다. 마산 야구는 이렇게 나라의 혼란 속에서 일제를 이기는 힘을 기르는 극일(克日)의 수단이자 민족교육의 일환으로 태동했다.

    ◆마산야구 역사= 1921년 마산합포구 노비산과 육호광장 중간에 마산구락부운동장이 들어섰다. 이곳에서는 매년 5~6월 시민운동회가 열리고 1921년 마산야구대회가 개최되기도 했다. 이때부터 창신학교 야구부 출신을 주축으로 한 ‘구성(九星)야구단’이 조직돼 서울, 부산 등 대도시 야구단을 초청해 친선경기를 벌이며 인기를 모았다.

    메인이미지
    1922년 전조선야구대회에 참가한 마산 선수들./창원시/

    현재 마산구락부 운동장터인 육호광장에는 2014년 12월 마산 야구 100년을 기념해 세운 ‘마산 야구 100년 기념 표지석’이 서 있다.

    한국 최초의 여자 야구팀으로 알려진 마산 의신여학교 야구팀도 이 무렵 생겼는데, 1925년 진주 시원여학교를 상대로 경기를 해 이겼다는 기록이 ‘한국야구사’에 나온다.

    해방 후 마산야구계는 야구협회가 결성돼 조직력과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했고, 마산상고 (현 마산용마고교, 1936년 창단, 1963년 창단)와 마산고(1942년 창단, 1971년·1980년 창단)의 활약으로 1970년대 중흥기를 맞았다. 두 팀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시내 거리는 인적이 뜸하고 모두 다방의 텔레비전 앞에 모여 야구를 시청했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1982년 한국프로야구가 출범했는데, 그해 9월 26일에는 마산종합운동장 야구장(현 마산야구장)에서 역사적인 첫 프로야구 경기가 열렸다. 이후 마산야구장은 2010년까지 롯데 자이언츠의 제2홈구장으로 사용되며 마산아재들의 뜨거운 열정이 분출되는 공간으로 사랑받았다.

    ◆NC 다이노스 창단= 2010년 7월 창원·마산·진해가 창원시로 통합됐다. 같은 해 엔씨소프트는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통합 창원시를 연고지로 하는 프로야구 9번째 구단 창단 의향서를 제출했다. 이듬해 2월 KBO 2차 이사회에서 창원시-NC소프트가 우선협상자로 결정되며 새로운 야구 역사가 열리게 됐다.

    NC다이노스는 초대 감독으로 김경문을 선임, 2012년 퓨처스 리그를 거쳐 2013시즌부터 1군 경기에 참가했다. 첫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7위의 성적을 거둔 NC다이노스는 2014시즌부터 꾸준히 가을야구에 모습을 드러냈다. NC는 나성범, 이호준, 테임즈, 해커 등 젊은 피와 베테랑 선수들의 조화 속에 2017시즌까지 꾸준히 가을야구에 진출하며 명문 구단으로 입지를 굳혔다. 지난 시즌 꼴찌로 곤두박질치고 이로 인해 김경문 감독이 경질되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NC다이노스는 양의지, 베탄코트 등 새 선수들과 새 감독을 영입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여기에 메이저리그급 최신 시설을 갖춘 새 야구장에 100만 관중의 열정이 보태진다면 직전시즌 꼴찌 팀이 다음 해 우승을 차지하는 유례없는 이변도 기대해볼 수 있을 듯하다.

    ◆창원NC파크 마산구장= NC의 새 홈구장인 창원NC파크 마산구장은 2만2000명의 관중이 입장 가능하다. 100% 오픈형 콘코스 형식을 채택해 국내 유일하게 관람객이 계단을 이용하지 않고 야구장에 입장할 수 있다. 이는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파크와 볼티모어 오리올파크가 연상되는 부분이다. 야구장 진입 후에는 모든 곳에서 이동 중에도 필드의 경기 관람이 가능하다. 특히 관람객의 이동 편의를 위해 에스컬레이터가 지상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연결돼 있다. 전체 내야관람석 중 1층 관람석 비율이 약 70%이고, 전 층 좌석을 근거리 관람방식으로 설계했다. 특히 내야석 첫 열은 필드보다 약 30㎝ 정도 낮게 설계해 메이저리그급 박진감 넘치는 야구 관람이 가능하다.
    메인이미지
    창원NC파크 마산구장./경남신문DB/

    새 야구장은 경기가 열리지 않는 날에도 시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될 전망이다. 외야관람석의 절반인 2000석을 잔디석으로 채웠고, 다양한 편의시설과 역사박물관용 공간을 마련했다. 다이노스 팬숍, 팬존, 레스토랑, 야구교실도 운영한다. 평지붕으로 된 옥상정원과 루프탑 카페도 마련된다.

    시는 또 365일 열린 야구장 운영을 위해 NC구단과 협의, 새 야구장 시설 투어 프로그램, 스카이박스를 회의실 또는 워크숍 장소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시민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6600여㎡에 이르는 잔디광장으로 가족공원을 조성해 버스킹 공연 등 시민들이 함께 모여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다.

    ◆마산야구메카 조성 계획= 창원시는 지난 1월 24일, 국내 최고 야구장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 최고 수준의 야구메카로 우뚝 서기 위해 야구테마파크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시는 종합야구테마파크 조성을 위해 마산야구센터 내 보조경기장 부지에 유소년 드림구장을 조성한다. 캐치볼 존과 키즈 샌드파크를 만들어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야구를 즐길 수 있도록 한다. 40년 된 실내체육관은 3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야구문화센터로 만든다. 명예야구의 전당이나 야구와 관련된 상징물·역사물 등을 기록·전시해 의미 있는 볼거리를 만든다. 반월산 중앙공원에는 시민과 야구팬들이 여가시간을 누릴 수 있도록 홈런정원도 조성한다.
    메인이미지
    허성무 창원시장이 지난 1월 24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종합야구테마파크 조성을 포함한 마산야구메카 조성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창원시/

    그리고 야구장 동문과 신세계 백화점 방향 상가구역 400m를 야구장 특화거리로 조성하는데 인도 설치 및 정비, 상징 조형물 설치, 야구체험존, 미니 야구박물관으로 꾸민다. 또한 야구센터 주변 버스정류장 등 시설물을 야구관련 이미지로 단장해 야구장 가는 길을 브랜드화한다. 이를 통해 야구센터 주변 일대가 문화소비거점으로 재탄생해 지역경제 활성화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일제를 이기기 위한 수단으로 태동한 마산야구는 이후 마산 아재들의 열정으로 그 맥을 이어왔고, 이제는 통합 창원시의 정서적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며 “새 야구장에서 쓰일 창원 야구의 새로운 역사를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조윤제 기자 cho@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조윤제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