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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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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인 이상용씨, 자신이 쓴 희곡 책 엮었다

희곡집 ‘고모령에 달 지고’ 출간
30여 편 중 무대 올린 희곡 등 6편 수록
마산예술인 사랑방 ‘고모령’ 얘기도 담아

  • 기사입력 : 2019-02-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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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에 입문한 지 올해로 48년을 맞았습니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라는 말이 있지요. 주위에서 많은 분들이 희곡집을 내라고 독촉했지만 차일피일 미루다 이제야 희곡집을 출간하게 됐습니다.”

    창원의 대표적인 원로 연극인 이상용(68) 극단 마산 대표가 희곡집 ‘고모령에 달 지고’를 출간했다.

    1971년 대학에서 연극을 접한 후 48년 동안 ‘연극으로의 긴 여로’를 걸어온 그는 평생을 오로지 연극만을 생각하며, 연극을 위한, 연극인의 삶을 살아온 연극인이다. 처음엔 배우로 출발해 연출가, 극단 대표, 제작자, 때로는 연극운동가, 희곡작가로 반세기 동안 풍찬노숙의 험난한 질곡의 세월을 버텼다.

    첫 희곡집 ‘고모령에 달 지고’는 이 대표가 1984년부터 극단 마산 대표로 활동한 35년 동안 쓴 30여 편의 희곡들 중 무대에 올려진 5편의 희곡과 마산예술인들의 사랑방이었던 고모령의 이야기를 더해 하나의 희곡집으로 엮었다.

    그는 극단 마산 대표로 있는 동안 연극 ‘그것은 목탁 속의 작은 구멍이었다’(1996년), ‘파란’(2008년)으로 전국연극제에서 두 번이나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경남연극제에서도 여러 차례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또한 경남 소극장 운동과 일본 순회공연 등으로 경남 연극의 지평을 확대하는 데 기여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대표는 “희곡집을 내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 이유는 내가 무슨 유명 작가도 아니고 불후의 명작을 남기지도 않았음은 물론이거니와 내가 희곡집을 낼 만한 자격이 있는지 의구심이 항상 뇌리 속에 똬리를 틀었다. 하지만 주위의 권고와 지금까지 공연된 희곡을 책으로 엮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첫 희곡집을 내기로 마음을 정했다”고 말했다.

    희곡집에는 ‘삼각파도’, ‘진주성’, ‘아, 3·15 그날’, ‘흔들리는 항구’, ‘징소리’, ‘고모령에 달(月) 지고’ 등 6편이 실렸다.

    이 가운데 ‘삼각파도’와 ‘진주성’은 전국연극제에서 각각 희곡상을 받은 작품이다. 작품 ‘삼각파도’는 인간의 원초적인 삶의 뿌리를 파헤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진주성’은 임진왜란 당시 제2차 진주성 싸움의 일부를 극화한 작품으로 그들의 고귀한 희생으로 역사는 도도히 흐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 3·15 그날’은 1960년 마산에서 일어난 3·15의거를 모티브로 삼은 희곡이다.

    ‘흔들리는 항구’는 픽션으로 서민들의 삶의 터전인 어시장이 현대화란 명분으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변모해 가는 과정에서 노출되는 서민들의 애환을 그려낸 작품이다.

    ‘징소리’는 징을 만드는 징점(공장)에서 빚어지는 부자간의 갈등을 그린 작품이고, ‘고모령에 달 지고’는 마산 예인들의 보금자리요 사랑방이었던 고모령을 배경으로 한 픽션 희곡이다.

    유민영 단국대 명예교수는 추천사를 통해 “연극인 이상용은 자기 고장(마산)을 끝까지 지키고 있는 고집불통의 지역 연극인이다. 자기 고장의 역사와 인물을 작품의 제재로 삼아 독특한 방언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지만 매우 세련된 언어를 조탁(彫琢)해 서정적 시어로 만들어 내는 재능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남 고성 출신으로 1971년 연극에 입문해 ‘울타리’, ‘부부’, ‘불모지’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으며, ‘공모살인’,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 등의 작품을 연출했다.

    또 한국연극협회 이사, 전국연극인협의회 회장, 경남연극협회 회장, 경남대 문화콘텐츠학부 겸임교수 등을 역임했다.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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