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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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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객·불법전단, 시민들만 피해 본다

창원 상남동 유흥가 무분별한 호객
업소 이용시 술값 바가지 많아
선정적 불법전단 살포에 불쾌감도

  • 기사입력 : 2019-02-21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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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보= 창원 상남동 유흥가에 속칭 ‘삐끼’의 호객 행위와 전단 살포 등 불법이 근절되지 않으면서 이 일대를 찾는 시민은 물론이고 상인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18일 5면 ▲창원 상남동 유흥가 호객행위 넘치지만 단속은 뒷짐 )

    지난 19일 자정께 상남동 유흥가에 들어선 취재진에게 다수의 삐끼가 접근했다. 이 가운데 한 명을 따라 노래주점에 들어섰다. ‘길거리에 (삐끼가) 왜 이렇게 많은 것이냐’는 질문에, 삐끼를 고용한 업소 대표 A씨는 “요즘 경기가 안 좋다 보니 당연히 장사도 잘 안 된다. 먹고살기 위해서 삐끼들도 많이 활동하는 거니 좀 많이 팔아 달라”며 고가의 술과 성매매까지 권했다. 40대로 보이는 삐끼 B씨는 “우리들은 아가씨 TC(Table charge) 중 점주의 몫 가운데 10%와 술값에서 순이익의 10% 정도를 가져간다. 한창 경기가 좋을 때는 월 1000만~1500만원을 벌었는데 요즘은 사정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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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6일 새벽 2시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의 차도에 불법 전단이 무차별로 뿌려져 있다./경남신문DB/

    한 경찰관은 “삐끼를 통해 주점에 가게 되면 업소는 삐끼와 약속한 금액을 준 뒤 그만큼 이익을 남기기 위해 술값을 더 결제하는 수법을 쓰기에 술값 덤터기 피해를 당하기 십상이다”고 설명했다.

    창원에서 직장을 다니는 남성 C(40)씨가 이런 피해를 겪었다. 그는 이달 초 창원 상남시장 인근에서 직장 동료들과 술을 마신 뒤 헤어졌고, 밤 11시께 집으로 갈 참에 삐끼가 따라다니면서 말을 걸었다. “노래방 안 가십니까? 아가씨 안 필요하세요?” 등의 말에 C씨 일행은 손을 가로젓거나 무시하는 방법으로 거부 의사를 보였지만, “요즘 생활이 어렵다. 한번 도와 달라”는 등 연신 통사정을 하기에 마지못해 주점을 따라갔다. 그런데 1시간 뒤 난데없이 150만원에 가까운 돈이 결제됐고, 만취상태가 아니었던 그는 업주에게 따졌지만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대며 깎아줄 수 없다고 했다. C씨는 “삐끼를 고용한 업소가 삐끼에게 수수료를 주고, 업소는 매상을 올리기 위해 바가지를 씌우면서 남을 등쳐 먹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하소연했다.

    좌우로 주점이 밀집한 도로와 건물 내 엘리베이터, 화장실에서 매일 밤 되풀이되고 있는 불법 전단 살포도 피해를 낳고 있긴 마찬가지다. 단속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면서 각종 유흥업소와 주점, 대리운전 등 불법 전단이 곳곳을 도배했고, 유흥가와 인접한 학원가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상남동에서 매일 학원 수업을 듣고 있다는 취업준비생 조모(28)씨는 “거절해도 계속 따라 붙는 삐끼도 문제지만, 호X 등 선정적인 문구가 버젓이 적혀 있는 전단도 그에 못지않게 불쾌하다”며 “학원가 주변 학생들에게도 당연히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창원시청 시민의소리 게시판에도 상남동 일대에 밤마다 대량으로 살포되는 불법 광고전단지로 인해 시민들이 불쾌한 감정을 갖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상남상업지구에서 20년째 귀금속점을 운영하고 있는 상인 조모(55)씨는 “저녁부터 새벽까지 이어지는 무분별한 불법전단지 살포로 도시 미관이 심각할 정도로 훼손되고 있고, 상인들 대다수가 이로 인해 영업에도 타격을 입는다고 호소한다”며 “(시나 경찰이) 반드시 뿌리뽑겠다는 강력한 단속 의지를 갖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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