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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귀성과 역귀성- 김성규(중소기업진흥공단 부산경남연수원장)

  • 기사입력 : 2019-02-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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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라 수년째 고향 가까운 곳에 근무하며 서울의 가족과 떨어져 지내고 있다.

    2년 전부터 설날이 다가오면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허전해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귀성(歸省)과 역귀성(逆歸省)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마음의 갈등 때문이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이 십수년 전에 돌아가신 후, 매년 부산의 큰 형님 댁에서 차례를 지내고 고향을 찾던 일이 2년 전부터 집안의 사정상 조정되면서 설날 고향을 찾는 일은 의무가 아닌 선택이 되었다. 오랫동안 익숙해져 있던 설맞이 귀성이 사라진 것이다.

    까까머리 중학교 시절 이후부터 객지생활을 해온 나에게 설날 귀성은 연어에게 찾아오는 ‘회귀본능’과 같은 것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로 직장을 구한 첫해(1990년), 고향으로 내려오는 버스표를 구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경부고속터미널에서 만원을 내고 대구까지 내려가는 심야 불법(?) 승합차를 탄 추억, 결혼을 하고 어린 자녀가 있을 때는 아내를 달래 미리 내려가도록 설득하는 일은 명절의 큰 숙제였고, 자가용이 생기고부터는 고속도로에서 보내는 귀성길의 긴 정체 경험은 설날의 통과의례였다.

    집에 도착하면 대개 밤이었다. 집 앞에서 닫힌 철 대문을 두드려 열면서 꼭 ‘엄마’를 큰 소리로 불렀다. 그 풍경과 그리움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아쉬운 마음을 정리하고 창원중앙역으로 갔다. 창원중앙역 KTX열차 안은 서울로 가는 인파들로 꽉 찼다.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도 몇 분 계셨다. 모두 행복한 표정이다. 사랑하는 자녀들을 찾아 역귀성을 하시는 분들일까? 문득 나를 기다리는 사랑스런 아내와 두 아들의 얼굴들이 떠올랐다.

    설날을 맞아 귀성 길이든 역귀성 길이든 그 시간 속에는 가족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이 가득 차 있을 것이야! 그래 가족들과 행복한 설날을 보내자.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김성규 (중소기업진흥공단 부산경남연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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