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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까치설날- 김종민(편집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19-02-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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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일부터 설날 연휴가 시작된다. 까치설날은 설 하루 전인 작은설을 뜻하는데 예전엔 작은설을 ‘아치설’이라고 했다. ‘아치’는 ‘작은’의 뜻을 지니고 있는데, 후에 ‘아치’와 음이 비슷한 ‘까치’로 바뀌었다고 한다. 또 다른 유래는 삼국유사에 기록돼 있다. 신라 소지왕 때 왕후가 한 스님과 내통해 왕을 해하려 했는데 까치와 쥐, 돼지, 용의 도움으로 이를 모면한 이후 돼지, 용은 모두 12지에 드는 동물이라 그날을 기념하지만 까치를 기념할 날이 없어 설 바로 전날을 까치설이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까치가 반가운 소식을 전하는 길조로 전해진 유래가 있다. 조선 후기 세시풍속집 ‘동국세시기’에는 설날 새벽에 가장 먼저 까치소리를 들으면 그해는 운수대통했다고 한다. 불교에서는 보양(寶壤)이 절을 지으려고 북령에 올라갔다가 까치가 땅을 쪼고 있는 것을 보고 그곳을 파 보았더니 벽돌이 나왔는데 이 벽돌을 모아 절을 세우고 작갑사(鵲岬寺)라 했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이 설화에서 까치는 부처의 뜻을 전하는 행운을 상징한다.

    ▼작은설엔 힘들고 바쁜 사람들도 있다. 힘들게 차례음식을 준비해야 하는 사람들, 교통지옥에도 멀리 고향집으로 향하는 사람 등이다. 반가운 사람들을 기다리는 즐거운 마음으로 음식 준비를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몸이 힘든 건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요즘은 음식준비를 거드는 남자들도 있다지만 나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남자들은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 같다. 명절마다 고생한 아내에게 작은(?) 보상으로 미안함을 대신한다. 먼 길을 가야 하는 귀성객들에게도 안전한 여행이 되길 기원한다.

    ▼지난해엔 반가운 소식보다 우울한 소식들이 많았던 것 같다. 사회 곳곳에서 갈등이 이어졌다. 취업난에 힘든 청년들과 경기 침체로 정든 직장을 떠난 가장들. 어려운 경제를 극복할 힘을 모으지 못한 정치인들, 계속되는 적자로 폐업해야 했던 소상공인들, 올해는 그동안 있었던 모든 화가 복으로 바뀌어 우리 경제, 사회 등 구석구석에 반가운 소식을 전하는 까치가 날아들길 기대한다.

    김종민 편집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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