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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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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메신저 노예- 김용훈 (경제부 기자)

  • 기사입력 : 2019-01-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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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른바 국민 메신저로 통하는 SNS가 있다. 노란색 바탕화면의 이 메신저는 스마트폰 이용자라면 깔아놓아야 할 필수 앱으로 통한다. 이제는 메시지를 전송할 때 문자보다는 이 메신저를 이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 메신저의 이용률이 높은 데는 무엇보다 기존의 인터넷 채팅 형식을 차용해 쌍방향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기존의 문자 전송도 쌍방향 형식이지만 상대방이 수신했는지 확인하기 힘들기 때문에 적극적인 쌍방향은 되지 못한다. 그러니까 이 메신저는 상대방으로부터 온 메시지를 소위 ‘씹기’가 힘들다. ‘확인하지 않음’은 변명이 되기 어렵고 메시지를 받은 순간, 최소한 답을 전해줘야 할 의무가 생겨버린다. 강제 쌍방향이다.

    ▼여러명이 쉽게 대화할 수 있는 단체방(단톡방) 또한 우리 생활에 매우 밀접하게 자리 잡았다. 동창회방, 계모임방, 업무방까지 수많은 방들이 늘어나며 하루에도 몇 번씩 알림음이 울린다. 특히 직장 관련 단톡은 시공을 초월한다. 업무환경을 퇴근 후와 집까지 확장시키는데 이 메신저가 기여한 바는 가히 크다. ‘연결되지 않을 권리’는 화두가 되고 있다. 업무시간 외에 업무와 관련된 연락을 받지 않을 권리를 말한다. 스마트기기의 발달로 메시지 등을 통해 항시적 업무환경이 조성됨에 따라 논의되고 있는 권리 개념이다. 이미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은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법제화했다.

    ▼대화란 텍스트가 전부가 아니다. 우리가 대면해서 해야 할 대화마저 대신하면서 감정마저 팔린다. 바로 이모티콘이다. 텍스트에 담기지 않은 감정과 정서를 이미지로 표현해 보충하지만 우리는 돈을 내고 쓴다. 그뿐만이랴. 이 메신저는 전용 페이, 선물 주기 기능 등 수많은 영역으로 확장하며 생활에 밀접하게 파고들고 있다. 강제 쌍방향으로 거대한 플랫폼을 형성한 이 메신저는 이미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장담컨대 현대인의 자유는 이 메신저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김용훈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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