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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항생제의 안전한 사용방법

  • 기사입력 : 2019-01-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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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령(희연병원 약제과장)


    항생제란 미생물 등의 유기체에 의해 생성돼 다른 미생물을 억제하거나 죽이는 화학물질이다. 1928년 ‘기적의 약’ 페니실린이 세상에 등장하면서 인류는 생명 연장의 꿈이 실현됐음에 열광했다. 그러나 항생제의 효능을 과신해 이의 남용을 초래했고 그 결과 내성을 키워 항생제에 듣지 않는 슈퍼박테리아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연유로 1세기에 가까운 시간 동안 150가지 이상의 항생제가 개발되었음에도 여전히 새로운 항생제를 만들어 내고 있는 실정이다. 항생제 내성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할 경우 2050년경에는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사망자가 전 세계에서 1000만명에 이를 수도 있다는 영국 정부 보고서가 있다. 이는 암으로 인한 사망자수 820만명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이다.

    통계청 통계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한국은 하루 동안 국민 1000명 중 34.8명이 항생제를 처방받고 있다고 한다. 이는 OECD 26개국 평균 21.2명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항생제 내성을 방지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첫째 항생제 사용이 불필요한 질병에 대해서는 항생제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항생제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질환 중 하나인 상기도 감염증, 특히 급성 비인두염을 지칭하는 감기의 경우 80% 이상이 바이러스가 그 원인이므로 세균성으로 의심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면 가급적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편도나 인두에 누런 삼출물이 관찰되거나 고열과 압통을 동반한 경부 림프절 종창이 있다면 항생제 투여를 고려할 수 있다. 둘째 증상이 호전됐다고 해서 전문가의 지시 없이 복용을 중단하지 않는 것이다. 항생제가 무조건 안 좋다는 생각으로 약을 임의로 끊으면 내성균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감염의 종류, 면역상태, 원인 미생물의 종류 등에 따라 항생제 사용 기간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진료를 통해 중단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 셋째 의사의 진료 없이 전에 남은 약을 임의로 먹지 않아야 한다. 적절한 용법, 용량, 기간 등에 대한 전문가의 지도 없이 환자가 임의로 사용하게 되면 같은 균이라고 하더라도 항생제에 내성이 생기게 되어 나중에는 더욱 치료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항생제는 복용 후에 다른 신체 변화가 있는지 살펴보고 알레르기 반응, 발진, 설사 등의 부작용이나 이상 징후가 느껴지면 바로 의사와 상의해 부작용에 대한 처치와 함께 약제 변경 여부 등을 결정해야 한다. 임의로 투약을 중지하면 원래 치료하고자 했던 감염질환이 악화될 수도 있고, 투약을 지속하다가 부작용이 더욱 악화될 수도 있으므로 의사와 상의해서 결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항생제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서는 적절한 약물 선택은 물론 상호작용으로 인해 주의해야 할 음식 및 부작용, 알레르기에 대해서도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을 한 후에 정해진 기간, 용량, 보관법까지 준수하여 복용해야 한다.

    김재령(희연병원 약제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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