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6월 27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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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농촌마을, 유기견 무서워 못살겠네

마산합포구 진전면 대정마을서 가축 물어 죽이는 등 피해 잇따라
주민 “저녁에 산책도 못할 지경”

  • 기사입력 : 2019-01-10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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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의 한 농촌마을에서 다수의 유기견이 주민들을 위협하는가 하면 가축을 물어 죽이는 등 피해를 입히고 있어 주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10일 기자가 찾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대정마을은 매일같이 출몰하는 유기견과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지난 9일 저녁 마을주민 홍모씨의 닭 55마리가 유기견들에게 물려 죽었다. 마당 앞에 있는 닭장 곳곳은 찢겨져 있었고 닭 사체가 널브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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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오후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대정마을에서 유기견에 물려 죽은 닭 사체.

    홍모씨는 “마당 사방에 철제 울타리를 쳐놓았는데도 어떻게 들어왔는지 피해를 막을 수 없었다”며 “유기견에 의한 가축 피해는 이번뿐만이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이 마을에서 삼계탕 가계를 운영하는 문모씨도 키우던 닭을 유기견에 의해 2017년 80마리, 2018년 20마리를 잃었다.

    주민들에 따르면 적게는 5마리, 많게는 10여 마리의 유기견이 마을 주변에서 목격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창원시와 소방당국에 유기견을 포획해 달라고 수년 전부터 요청하는 등 유기견과 이른바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포획되는 유기견보다 다시 마을로 들어오는 유기견들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대정마을 이장 홍모씨는 “대정마을 주변에는 20여개의 음식점이 있는데 외지의 손님들이 반려동물을 버리고 가는 경우도 있어 그 수가 수년째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곳 주민들은 가축피해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유기견으로부터 위협받고 있다. 주민들은 마을에서 목격되는 몇몇 유기견의 경우 몸집이 상당히 크고 경계심이 많아 마을 사람들은 저녁에 산책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대정마을과 인근 마을의 경계에 있는 농지에는 유기견을 포획하기 위한 틀이 설치돼 있었다. 포획 틀은 가로 1m, 세로 2m가량 되는 철제 구조물로, 미끼로 둔 먹이를 먹기 위해 유기견이 들어가면 자동으로 문이 닫히는 형식으로 대정마을 인근에는 모두 2곳이 설치돼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장치도 마을로 유입되는 유기견을 포획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주민들은 설명했다.

    창원시 농업기술센터 자료에 따르면 창원지역에서 버려지는 유기견은 2014년 1768마리, 2015년 1861마리, 2016년 1892마리, 2017년 1923마리, 2018년(11월 말 기준) 2097마리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주로 도심에서 많이 목격됐던 유기견들은 그 개체 수가 늘면서 농촌마을에도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

    창원시 관계자는 “도심지의 유기견이 늘고 있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지만 최근 들어 농촌지역에도 빈번하게 나타나고 특히 진전면 일대가 많다”며 “포획틀을 이용해 유기견을 잡고 있지만 유기견들이 금방 알아채면서 포획 횟수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남야생동물보호협회 옥수호 회장은 “반려견을 기르던 사람들이 도심 외곽을 찾아와 유기하는 경우가 많고 이들이 번식하면서 개체 수가 점점 늘고 있다”면서 “일부 유기견은 사람에게도 위협을 가하고 있어 전문 포획단을 구성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글·사진= 박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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