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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2) 승우여운(勝友如雲) - 좋은 친구가 구름처럼 많다.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 기사입력 : 2018-11-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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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시절에는 직장에 다니거나 조직 등에 관계하다 보면 만나는 사람이 많아 친구가 많은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대부분 일 때문에 관계를 맺은 사람으로, 진정한 친구라 하기는 어렵다. 진정한 친구는 마음이 통하는 사람이라야 하는데, 그런 사람은 그리 많지 않고, 만나기도 쉽지 않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만나는 사람이 줄어들어 마음이 통하는 친구를 만나기는 더욱 어렵다. 젊은 사람들이 생각할 때 노인은 감정이 줄어들어 외로움을 덜 느낄 것이라는 선입감을 갖고 있지만, 사실은 외로움을 더 많이 탄다.

    사람들이 만든 모임 가운데 유익하여 자신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모임이 많지만, 간혹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모임도 있고, 도리어 자신에게 해가 되는 모임도 있다.

    퇴직자들의 모임 가운데 자신을 수양하거나 배우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모임은 대체로 도움을 준다. 그러나 간혹 모여서 내기 도박이나 하고 그렇게 해서 모은 돈으로 술과 밥을 먹고, 심하면 승강이를 하여 서로 비위를 상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 주변의 여러 모임 가운데 가장 건전한 모임으로 박약회(博約會)를 들 수 있다. 박약회 회원이 되어 그 활동에 참여하면 자기와 환경이 비슷하고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 친구가 되어 이야기할 수 있다. 자기 인근의 친구들만 만나 늘 거의 같은 이야기만 하다가 전국적으로 범위가 넓혀지면 새로운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또 박약회 총회 때마다 전국의 선현들 유적지를 답사한다. 박약회 총회에 참석하면 개인적으로는 가보기 힘든 선현들의 유적지를 체계적으로 답사할 수 있다.

    그런데 박약회는 유학이 제일 강한 경북 위주로 회원이 구성되어 있고, 여타의 지방으로 크게 뻗어나가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퇴계선생의 학문과 사상을 위주로 하는 단체가 아니고 우리나라 선현 모두의 학문과 사상을 연구하고 보급하는 학술단체라 해도 여타 지역 유림들은 약간의 피해의식이 있어 잘 확산이 되지를 않는다.

    경남지방에 박약회를 뿌리 내리게 하려고 창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필자를 학술 간사, 학술 부회장 등으로 참여시키고 있으나, 경남지방은 그렇게 활성화되지 못하고 흐지부지해 있었다.

    그러다가 2017년 12월에 이용태 회장, 김종길(金鍾吉) 수석부회장, 권원오(權源吾) 사무국장 등의 도움으로 경남지회를 재건하여 활동을 하고 있다. 2003년 4월에는 진주(晋州)에서 박약회 전국 총회를 개최하고, 덕천서원(德川書院), 남계서원 등을 답사한 적이 있다. 경남지역도 하루빨리 박약회 본류에 합류해야 전국적인 좋은 친구를 많이 만나고, 전통문화를 계승발전시킬 수 있지 않겠는가.

    *勝 : 이길 승. 좋을 승. *友 : 벗 우.

    *如 : 같을 여. *雲 : 구름 운.

    동방한학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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