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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 평양정상회담 이후가 중요하다-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기사입력 : 2018-09-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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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박3일간 숨가쁘게 전개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는 3가지로 요약된다.

    첫 번째로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된 사항이다. 북한은 그동안 핵문제는 미국과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입장에 따라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우리와 합의문에 담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비핵화 문제를 남북간 핵심적 협의 의제로 삼았다. 김정은 위원장은 핵무기 없는 한반도, 핵 위협 없는 한반도를 직접 언급했다. 또한 북한의 비핵화 조치로서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 영구 폐기, 나아가 영변 핵시설 폐기 용의를 표명한 것은 그간 남북간 합의수준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구체적인 합의라 할 것이다. 그리고 양 정상은 향후 비핵화 로드맵에 대해서도 충분한 의견교환을 한 것으로 보인다.

    둘째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을 위한 합의이다. 남북은 육상과 해상, 공중을 포함한 모든 공간에서 일체의 상호 적대행위를 종식하는 내용의 군사분야 합의서를 채택했다. 그간 남북간 우발적인 무력충돌 등 전쟁 위험과 긴장 상황이 조성돼 왔다는 점을 상기하면 매우 구체성을 띤 이번 부속합의들은 남북간 사실상 종전선언을 한 셈이 된다. 앞으로 이 같은 합의가 잘 지켜지면 군비통제와 군비축소 등 한반도 평화체제로의 이행이 더욱 용이해질 것이다.

    세 번째로는 비핵화와 군사적 긴장 완화 등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남북관계를 확대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구상을 구체화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연내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 착공식 개최,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정상화, 서해 경제 및 동해 관광 특구 조성 등은 지난 10·4 선언 이후의 상황으로 남북관계를 되돌리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산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문제, 이산가족 상설 면회소 개소,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교류를 합의한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이러한 한반도의 변화와 남북 정상의 노력은 마땅히 평가받아야 할 것으로 본다.

    이제 공은 북미간 협의로 넘어갔다. 북한이 검증의 논란이 있었던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의 폐기를 관련국 전문가들이 참관하는 가운데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국제사회로 하여금 자신들의 비핵화 의지를 보다 명확히 했다. 그리고 미국의 상응 조치를 전제하기는 했지만 영변 핵시설을 영구 폐기하겠다는 의사도 분명히 함으로써 보다 진전된 입장을 제시한 것이다. 그리고 24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으로 하여금 보다 구체적인 메시지를 전달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한미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와 북한이 공표한 조치를 토대로 미국이 어떠한 조치를 취할지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히 협의하게 될 것이다. 이번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으로 보이며,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리용호 외무상과의 만남, 오스트리아 빈에서 북미간 실무대화를 지속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은 향후 전망을 매우 밝게 하고 있다.

    미국이 북한이 보인 조치를 신뢰하고 종전선언을 위해 한 발짝 다가간다면 비핵화 협상은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뉴욕 한미정상회담은 향후 북미 정상회담을 추동하는 매우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북미정상회담의 성사가 문 대통령 덕분이라고 했고 미 대통령 또한 문 대통령을 수석 협상가로 명명했다. 우리의 중재노력이 빛을 발해 지연됐던 북미간 협상이 재개되고 제2차 북미정상회담까지 연결된다면 올해 더욱더 성과 있는 이벤트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가까운 시일 내에 서울을 방문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북미간 협의가 잘 진행돼 남북미중 정상이 서울 혹은 워싱턴에서 종전선언을 추진하게 된다면 평화를 위한 우리의 노력이 보다 큰 결실을 맺게 될 것이다. 물론 최종 비핵화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합의와 앞으로 종전선언 등을 통한 신뢰 구축의 노력이 더해진다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번영의 시대는 보다 빠르게 우리 곁으로 다가올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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