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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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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대형마트 문화센터 웃고 헬스장 울고

‘근로시간 주 52시간’ 시행 희비
백화점 저녁강좌 접수·수강생 증가
이마트, 직장인 취미 등 강좌 늘려

  • 기사입력 : 2018-08-15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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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로시간 주 52시간 제도 시행 후 대형유통업계의 문화센터는 호황을 맞고 있지만 헬스장과 학원 업계는 오히려 불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여가는 늘었지만 임금 삭감 영향 등으로 단기 수요는 느는 반면 장기 수요는 줄기 때문이다.

    김해에 사는 회사원 강민아(32·여)씨는 근로시간 주 52시간 제도 시행 후 인근 백화점에서 운영하는 플라워 스타일링 강좌를 신청했다. 야근이 잦았던 과거에는 평일 퇴근 후 다른 일을 한다는 것은 엄두도 못내는 일이었지만 지난 한 달간 주 52시간 제도 정착으로 여유가 생겨 강씨는 백화점 문화센터 강좌를 신청하게 됐다.

    강씨는 “비싸지 않은 가격에 선택의 폭이 다양하고 이용도 편리해 백화점 문화센터 강좌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역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문화센터는 주52시간 제도 시행 이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문화센터 강좌는 보통 한 강의당 6000~7000원 꼴로 일주일에 1~2번 있는데다 단기로 마무리하는 강좌가 많아 특히 지갑이 얇은 직장인들에게 부담이 없는 편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들은 지난 7월부터 공통적으로 ‘워라밸(워크 라이프 밸런스)’을 주제로 가을학기 문화센터 강좌를 전략적으로 홍보했고 시기에 맞게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다. 롯데백화점 마산점은 지난 6월 문화센터 시설 개보수 공사를 완료하고 평일 오후 7시부터 시작하는 직장인대상 워라벨 강좌를 강화해 수강생들을 모집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마산점에 따르면 현재까지 저녁강좌 신청자 수는 지난해 대비 50%가량 늘었고 문화센터 전체 수강생도 45% 늘었다.

    롯데백화점 창원점의 경우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내달 1일부터 시작하는 문화센터 가을학기 강좌의 총 모집 인원 6000여명 중 90%가 이미 등록을 마쳤다. 특히 성인 대상 강좌의 등록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 더 늘었다. 이마트도 직장인들을 겨냥한 이색 취미 강좌와 워킹 맘&대디를 위한 육아 프로그램을 강화했고 저녁 강좌를 여름학기보다 30% 늘렸다. 이마트 부산경남본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10회 이상의 강좌 등록이 전년 대비 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주52시간 제도 시행 후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를 받았던 헬스장과 학원 업계는 이와 다른 양상이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임금도 줄어 장기간 소요되는 몸짱 만들기 등 자기계발 비용은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주52시간 제도 시행 이후 신규 등록보다 기존 등록 해지가 느는 등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거나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 창원에서 헬스장 5곳을 운영하고 있는 경남보디빌딩협회 남성부 전 전무이사는 “최근 함께 헬스장을 다니던 한 부부는 주 52시간 제도 시행 후 임금이 줄어 한 명은 운동을 접고 나머지 한 명만 헬스장 재등록을 했다”며 “재등록으로 회원수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런 일이 비일비재해 헬스장 업계는 역대 최악의 불경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임금이 줄자 사람들이 헬스장을 그만두고 공원에서 운동을 하는 등 지갑을 더 닫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한국학원총연합회 김종규 경남지회장은 “주 52시간 제도가 시행됐다고 해서 성인 수강생이 늘거나하는 효과는 없다. 여전히 경기가 나쁘다”고 말했다.

    조규홍 기자 hong@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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