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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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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들어가는 농작물’ 정부 보상 대책 필요

함안 과수·밭작물 농가 피해 확산
폭염은 자연재해 미포함 보상 없어
지자체 “관련법 개정 국비 지원을”

  • 기사입력 : 2018-08-15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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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일 함안군 산인면의 한 밭에 심어놓은 더덕이 폭염과 가뭄으로 잎과 줄기가 말라들어가고 있다.


    기록적인 폭염이 장기화되면서 과수농가와 밭작물·임산물 재배농가들의 피해가 늘고 있으나, 폭염이 농작물 피해보상에 포함되지 않아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5일 함안군에 따르면 읍면별로 현장의 피해상황을 정밀하게 조사하고 있지만 폭염이 농작물 피해보상의 근거가 되는 자연재해에 포함되지 않아 국비를 지원받기는 불가능한 상태다. 이에따라 국회가 관련 법안을 조속히 개정해 정부 차원의 폭염 피해 농작물 보상과 복구비 지원길을 열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함안군 산인면 2400㎡ 규모의 밭에서 더덕을 재배중인 조모(58)씨. 5년 전 창원에서 함안으로 보금자리를 옮긴 조씨는 올해부터 영농에 종사하기로 결심하고 임업후계자 교육과정을 이수한 후 더덕, 장뇌삼 등 고소득 임산물 재배에 도전했지만 폭염의 기세에 애써 키운 모종의 절반 이상 잃었다. 자체 수원이 없어 인근의 수원지에서 지인의 도움을 받아 농업용수를 고무호스로 끌어와 강렬한 태양빛에 타들어가는 작물에 수시로 뿌려가며 공을 들였지만 장뇌삼 등은 이미 전량 고사했다. 더덕도 절반 이상 말라죽은 가운데 하루가 멀다하고 그 수가 늘고 있어 그저 속만 태운다.

    조씨는 “경북에서 35년간 더덕재배를 하고 있는 전문가를 찾아가 충분한 교육을 받고 더덕씨 등을 구입해 올해 파종했다”며 “처음에는 싹도 잘 올라오고 성장도 좋았는 데 7월 초부터 폭염이 시작되면서 잘 자라던 작물들이 초토화되다시피 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현재 함안지역에서 조씨와 같은 폭염피해 사례는 곳곳에서 나타난다.

    벼 등 논농사의 경우 관개수로 발달로 가뭄에도 불구하고 피해가 거의 없는 반면, 한낮의 강렬한 태양빛과 지열을 이기지 못한 단감 등 과수와 콩, 고추 등 밭작물은 상대적으로 많은 피해에 노출돼있다.

    15일 현재 군내 과수와 밭작물 피해규모는 500여 농가 43㏊. 단감재배 500농가가 40㏊ 규모의 재배단지에서 단감의 껍질이 햇볕에 데는 ‘일소’ 피해를 보고 있고, 3㏊ 규모의 콩·고추 밭에서도 잎이 말라들어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폭염으로 인한 작물피해는 피해액을 산정할 수 있는 표준업무편람도 없어 공식적인 피해액은 추정조차 불가능하다.

    일소피해는 칠북지역을 중심으로 가야읍 군북면 지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이와 관련, 함안군의회 김정선 의원은 “예비비 지원이 가능한지 검토해줄 것”을 군에 요청하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지난 6월 20일부터 농업재해대책상황실을 가동한 가운데 7월 30일부터는 폭염피해 예방단을 확대 운영하고 마을이장 중심 민간사회단체가 참여하는 두레형식의 영농현장 기술지원에 나서고 있다”며 “폭염이 일상화할 경우에 대비해 국비로 보상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 마련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 허충호 기자

    chhe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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