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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399)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69

“그림이 중요한 것입니까?”

  • 기사입력 : 2018-08-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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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은지는 산사와도 인사를 나누었다.

    “그림 몇 점을 저 대신 사주었으면 좋겠어요.”

    심은지가 본론을 꺼냈다. 김진호가 예측했던 대로였다.


    “심은지씨가 직접 사면 안됩니까?”

    “한 사람이 여러 상점을 돌면서 사면 이상하게 생각해요. 게다가 저는 한국인이잖아요?”

    심은지는 이미 상당량의 그림을 매입한 모양이다.

    “그림이 중요한 것입니까?”

    “국보급 문화재는 아니에요. 구한말 그림이 몇 점 있는 것 같은데 구입해주면 고맙겠어요.”

    “우리 나라 사람 그림도 있어요?”

    “네. 미술상에게는 이야기하지 마세요.”

    “불법입니까?”

    “아니에요. 고미술 상점 주인이 그림값을 비싸게 받을까봐 그래요.”

    “몇 점이나 됩니까?”

    “열네 점이에요.”

    “한 점당 얼마입니까?”

    “그냥 몽땅 사요. 상해에서 판다고 그래요. 열네 점에 3만 위안 정도… 플러스마이너스 1만 위안은 상관이 없어요.”

    3만 위안이면 약 500만원, 1만 위안을 더 주거나 깎아도 된다고 했다. 1만 위안은 약 165만원이다.김진호는 심은지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산사도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내일 점심시간 지나서 샀으면 좋겠어요.”

    “왜 그 시간입니까?”

    “사람들이 점심을 먹으면 나태해진대요. 그림 몇 점을 보는 체하다가 모두 산다고 하세요. 동양화는 열네 점밖에 없으니까요.”

    “좋아요.”

    내일은 서울로 가야 하지만 서두르기로 했다. 비행기는 저녁 6시에 탑승해야 한다.

    “영수증은 필요에 따라 받으세요. 그쪽에서 난처해하면 가짜라도 받으세요.”

    심은지와 커피를 마시고 헤어졌다. 3만 위안이면 500만원 안팎이 된다. 그림 한 점에 30만원 정도인 셈이다. 열 몇 점의 그림 중에 반드시 쓸 만한 그림이 몇 점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심은지는 고미술상가 근처의 호텔에 머물고 있었다. 김진호는 산사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산사는 시언이와 준희의 가방까지 싸야 했다.

    “누나가 중국 그림을 모으나 봐요.”

    산사가 샤워를 하고 나오면서 말했다. 어느덧 자정이 지나 있었다.

    “갤러리에 중국관을 만들겠다고 하니까. 아마 중국문화원 같은 걸 거야.”

    김진호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우리 고향에도 옛날 그림이 많아요.”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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