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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스페이스055’의 출사표- 김재희(‘스페이스055’ 총괄디렉터)

  • 기사입력 : 2018-08-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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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경남신문 경제면을 통해 창업 인큐베이팅 ‘스페이스055’의 출범을 알렸다. 기사에는 언급되지 않은 부가적인 설명이 필요한 것 같아 지면을 빌려 말하고자 한다. 필자는 1999년 진주 논개제의 전신인 의암별제 기획팀을 시작으로 문화산업에 종사해왔다.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과 경남미디어영상위원회를 거쳐 지금은 , 그리고 국내외 뮤지션을 경남 지역으로 초대해 원테이크 라이브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고 공유하는 <오프스테이지 라이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삼성전자 갤럭시S7Edge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또 2011년부터는 전문영상기술포럼 <영상기술노트>를 운영하며 지역 영상전문가들에게 해외 최신 기술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지금은 사라진 경남미디어영상위원회에서 진행하던 전문가 재교육 프로그램을 페이스북을 통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포럼을 통해 만난 사람들이 현재 ‘스페이스055’의 구성원들이다. Humans of Jinju나 Discover Jinju, 그리고 오프스테이지 라이브까지도 영상위에서 운영하던 사업을 개념을 확장하고 형식을 가다듬어 지속하고 있다. 이런 활동을 하다 보니 일이 찾아왔고, 제작에 참여하는 창작자들의 실력과 명성도 높아갔다.

    Humans of Jinju의 김기종 사진작가는 커피숍을 운영하며 취미로 사진을 찍고 지역 행사에 참여하던 정도로 활동을 했지만 요즘은 국제사진전 초대전을 하고, 국내 유력 사진작가들과 함께 예술 프로젝트로 해외를 오간다. 대학을 막 졸업하고 미국의 섬유회사에서 일하던 노상태 사진작가는 Discover Jinju에서 활동한 이후 해외 패션브랜드의 요청으로 유럽에서 찍은 사진이 패션매거진에 실리고 지역신문에 1년간 사진을 내보냈다. 오프스테이지 라이브의 사운드엔지니어인 강준영은 중국 화장품 회사의 CF음악 작업을 하고 큰 규모의 음악공연을 기획, 운영할 정도로 폭이 넓어졌다. 필자도 거의 취미 정도로 이들과 어울렸는데 해외 콘텐츠 기업에서 잡오퍼가 오기도 하고, 지난달부턴 다큐멘터리 영화의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렇게 강화된 각자의 역량은 공동의 작업으로 연결됐다. 기업홍보영상, 대학홍보영상, 공중파 방송사 프로그램 타이틀 제작 등 혼자라면 하지 못할 일이다. 문화콘텐츠 산업은 여러 분야의 협업이 필요한데 기획, 촬영, 편집, 조명, 음향, CG를 도대체 어느 누가 이 모든 작업을 혼자 할 수 있단 말인가? 함께 모여 있어 가능한 일이다. 그동안 여러 기관에서 ‘스페이스055’의 활동을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거절해 왔다. 더 어리고, 이제 막 산업에 진입하려는 초심자에게 기회를 넘겨 왔다. 지원하겠다는 예산의 총액이 매력적인 금액이 아니기도 했지만, 관(官)의 지원을 받는다는 건 공적인 의미를 가지고 관제(官製)가 된다는 뜻과 다르지 않다. 관이 문화예술단체들에게 기계적으로 나눠주는 예산은 진흥이라기보단 복지에 가깝다. 흥한 적이 없지만 ‘언젠가는 빛을 볼 지역문화예술을 진흥한다’는 다소 퇴색된 의미는 있을지 모르겠다.

    ‘스페이스055’는 이제 시작이고 어디로 나갈지도 불분명한 조직이다. 하지만 그동안의 쌓은 성과를 기반으로 ‘관제가 아닌 사제로’ 이렇게 하면 된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서울 업체와의 실력 격차도 없다. 요즘 우리가 하는 일은 대부분 지역이 아닌 수도권에서 의뢰한 일들이다. ‘스페이스055’의 구성원들에게 그동안 소위 ‘서울 업체’에게 주던 일을 맡겨보자. 훨씬 저렴한 예산으로도 훌륭한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다.

    김재희 (‘스페이스055’ 총괄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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