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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몽돌과 디딤돌- 김정민 편집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18-07-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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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0일 미국 국적 여자아이가 거제 학동흑진주몽돌해수욕장에서 몽돌 2개를 기념으로 가져갔다가 ‘죄송하다’는 편지와 함께 한려해상국립공원에 돌려보낸 일이 화제다. 이 여자아이는 몽돌을 가져온 것을 “어머니가 뒤늦게 알고 ‘아름다운 몽돌이 만들어지기 위해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리는지와 보존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 줬다”며 “어머니 설명을 듣고 몽돌을 다시 제자리로 되돌려 놓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반환 배경을 설명했다.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게 돌이다. 돌은 생성 과정에 따라 세 종류로 나뉜다. 마그마가 식어서 굳은 ‘화성암’, 암석이 잘게 부서지면서 모래·진흙이 돼 바다나 호수, 육지에 쌓인 ‘퇴적암’, 암석이 높은 열이나 압력을 받아 성분이 변한 ‘변성암’이 있다. 그리고 역할과 기능에 따라 조약돌, 운석, 짱돌 등으로 이름이 붙었다가 간판석, 조경석, 머릿돌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길을 가다가 돌을 만나면 약자는 걸림돌이라고 하고, 강자는 디딤돌이라고 한다.” 영국의 비평가이자 역사학자 토머스 칼라일의 명언이다. 그는 4년 동안 집필에 매달린 대표작 ‘프랑스 혁명’의 원고가 불에 타자 크게 좌절했다. 하지만 벽돌공들이 힘들게 쌓아 올린 담장에 허점이 발견되자 개의치 않고 무너뜨린 후 다시 한 장 한 장 쌓아가는 모습을 보고, 초고보다 더 훌륭한 원고를 완성하며 이 같은 명언을 남겼다.

    ▼어머니의 가르침을 받아 몽돌을 거제로 돌려준 아이는 인성이 한층 더 성장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인생을 살다 보면 수많은 걸림돌과 디딤돌을 마주한다. 재미있는 점은 어떤 사물이나 상황이 같음에도 각기 다른 생각을 한다는 데 있다. 희망과 절망, 그리고 긍정과 부정이 늘 공존하듯 걸림돌과 디딤돌도 마찬가지다. 전자는 부정적인 관점이고 후자는 긍정적인 시각이다. 거제 몽돌 반환 이야기가 우리 사회에 좋은 디딤돌이 되길 기대한다.

    김정민 편집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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