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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삼천포~제주 여객선 재취항 희망적일까- 정오복(사천본부장·부국장)

  • 기사입력 : 2018-07-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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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끊겼던 사천 삼천포~제주 간 뱃길 재취항이 추진되자, 사천시민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제주월드호가 운항하던 2년여간 사천을 찾은 관광객과 화물차 운전자들로 인해 삼천포 지역 경기가 제법 활기를 띤 기억이 분명하다. 정확한 수치를 산출할 수는 없지만, 식당·주유소·수산시장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영향을 미친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사천시에 따르면 현성MCT는 내년 12월 중순부터 가스터빈엔진이 탑재된 1만9000t급 카페리선을 운항할 계획이라며, 최근 사천시의 협조를 요청했다. 해상여객운송사업 면허 발급기관은 마산해양항만청이지만, 해당 지자체인 사천시와 경남도의 의견이 중요한 만큼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사천시로선 삼천포 지역경기 활성화 기대감만으로 선뜻 우호적인 입장을 표시할 수 없는 형편이다. 현성MCT의 재무건전성, 사업수행 능력과 사업계획 적정성 등에 대한 세밀한 검증은 마산해양청에 맡겨둔다 하더라도, 개략적인 사업타당성은 따져봐야 한다.

    현성MCT는 삼천포~제주항을 운항했던 제주월드호가 선령 28년이어서 면허가 취소된 것을 의식한 듯 600억원을 들여 새로 여객선을 건조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 규모도 세월호 6825t의 2.8배, 제주월드호 1만1000t의 1.7배 크기인 1만9000t으로 높게 평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밤 11시 승선해 다음날 새벽 6시 하선하는 시간표여서 제주도에서 바로 일정을 시작할 수 있는 장점도 크다.

    그러나 운항시간이 7시간이나 돼 고속화 시대에 2시간 이내의 쾌속선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또한 제주에서의 출발시간이 하루 일정의 한가운데인 낮 12시인 것은 취약점이다. 특히 세월호 사고 이후 수학여행 수요를 기대할 수 없는 데다, 저가 항공사와의 경쟁에서도 우세한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근본적인 것은 제주지역 항만이 포화상태여서 카페리선 신규 취항이 어렵다는 데 있다. 제주도에는 여객선과 화물선이 이용하는 제주항 2~7부두, 외항 9~11부두에 화물선 14척과 연안 여객선 9척, 관공선 1척 등 24척의 선박이 대고 있어 선석이 모자란다고 한다. 이에 장기적 해결책으로 해수부가 2030년까지 2조4000억원을 투입해 제주 신항을 건설키로 했다.

    그러나 과도한 매립문제로 환경단체와 어민들이 수년째 반대하고 있고, 정부 부처 간 협의 또한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지난해 4월부터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해 국제 크루즈선이 제주에 입항하지 않으면서 제주 신항 개발 논의는 사실상 유보라는 진단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정 오 복

    사천본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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