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8월 1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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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과 떠나는 세계여행] 일본 오사카·교토

눈길 머무는 곳마다 향수가 머무는 곳

  • 기사입력 : 2018-07-18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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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뮤니티 ‘여행을 닮은 인생’을 시작하기 전, 부대표인 친구와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 그때 우리가 한복을 입고 여행을 했는데, 그것이 계기가 돼 인터뷰를 하고 강연 커뮤니티를 만들게 됐다. 가깝고도 먼 나라라 불리는 일본은 부산에서 1시간 만에 갈 수 있다. 우리는 에어부산을 이용해 오사카로 향했다.

    우리가 머문 곳은 ‘쓰루하시’ 근처에 있는 ‘이자마토’라는 동네였다. 특히 숙소 주변 상가에 한글 간판이 많이 보였는데, ‘대구’, ‘부산’ 맛집 등 한국의 지명이 적혀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쓰루하시는 일제강점기에 강제노역으로 떠나온 한국인들이 사는 동네였다. 현재는 1세대를 거쳐 2, 3세대 재일교포 분들이 거주하고 있었고 식당과 상점을 꾸리고 있었다. 간판의 ‘대구’나 ‘부산’은 그들에게 단순한 지명이 아니었을 것이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고향의 맛을 잊지 않으려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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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사카의 랜드마크인 ‘오사카성’.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 통일 후 권력 과시를 위해 지었다.


    우리의 첫날 일정은 바로 ‘주유패스 투어’였다. ‘주유패스’는 오사카의 유명 관광지, 지하철 등을 이용할 수 있는 패스권이다. 간사이 공항에서 구매했는데, 하루 권으로 지하철을 이용할 때도 유용했다. 먼저 랜드마크인 오사카성으로 향했다. 오사카성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 통일 후 권력 과시를 위해 지었다고 한다. 8층짜리 건물로 옥상에서 내려다보는 공원이 굉장히 푸르렀다. 주유패스로 입장이 가능하다.

    다음으론 도톤보리로 향했다. 도톤보리는 설명할 것 없이 오사카에서 가장 큰 번화가다. 젊은이,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오코노미야키, 타코야키, 키무카츠(돈가스)를 먹었다. 키무카츠는 대기 줄이 굉장히 길었는데 그 전에 리버 크루즈를 예약해놓고 왔다. 리버 크루즈 또한 주유패스로 이용이 가능하다. 저녁 시간 도톤보리의 간판들이 환하게 비춰졌고 배를 타며 한가운데를 지나는 기분이 짜릿했다.

    마지막으로 주유패스로 우메다 햅파이브를 이용했다. 백화점 안에 있는 대관람차로 관람차에서 내려다보는 오사카의 야경이 화려했다.

    다음 날엔 오사카 유니버셜 스튜디오로 향했다. 내가 오사카를 간 이유였다. 유니버셜 스튜디오로 가기 위해선 JR 환상선을 타야 한다. 시내에서 한 시간 정도 전철을 타고 가면 환상의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우릴 반겨준다. 맨 처음 가야 할 곳은 해리포터를 예약하는 곳이다. 가장 인기가 많은 어트렉션으로 시간을 미리 예약해야 그 시간에 입장이 가능하다. 우리는 해리포터 포비든 저니, 스파이더맨 4D, 백드롭, 죠스, 스페이스 판타지를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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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영화 촬영지를 콘셉트로 한다. 다른 테마파크와의 차이점이자 강점인데, 스토리텔링이 정말 잘 되어 있었다. 특히 죠스는 함께 죠스를 피해 다니며 우리가 배우가 되어 한 장면을 함께하는 것 같았다. 그중 가장 추천하는 것은 스파이더맨 4D다. 거대한 촬영장은 4D 그 자체였다. 스크린을 통한 4D가 아닌 소품과 전방에 있는 모든 것을 이용해 실제 상황처럼 느껴졌다. 하루를 통째로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투자했는데, 후회하지 않는다. 특히 가족 단위 여행자들은 꼭 가야 할 곳이다.

    마지막 날은 교토 관광을 했다. 교토는 우리나라 경주처럼 일본의 옛날 전통의 모습을 하고 있는 도시다. 우메다에서 한큐패스를 이용하면 나라, 고베, 교토를 갈 수 있다. 1시간가량 기차를 타고 도착했다. 후시미 이나리, 금각사, 기요미즈데라, 산넨자카, 닌넨자카를 갔다. 관광으로는 오사카보다 더욱 볼거리가 많은 도시였다. 교토 내에서 다닐 땐 버스패스를 이용했다. 기차에서 내려 버스정류장에서나 버스기사에게 버스패스를 구매할 수 있다.



    후시미 이나리는 빨간문과 늘어선 빨간 기둥으로 유명한 신사이다. ‘게이샤의 추억’ 촬영지기도 하다. 특히 가을 단풍길로도 유명한데, 지난 1300년 동안 일본인들의 대표적 순례길이었다고 한다. 꼭대기까지 올라가려면 2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우리는 적당히 걷다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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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사카 ‘쓰루하시 마을’.


    교토에는 금각사와 은각사가 있다. 우린 은각사를 갈 생각이었다. 길을 물을 때 ‘긴카쿠지’를 외쳤는데 알고 보니 금각사는 ‘킨카쿠지’였다. 발음이 너무 비슷해 우리는 금각사로 가게 되었다. 그 앞에서 팔던 마차 아이스크림이 정말 맛있었다. 금박을 입힌 3층짜리 사찰로 금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래서 우리에게 ‘킨카쿠지’로 알려줬을 것이다.

    다음으론 기요미즈데라로 향했다. 교토의 대표적인 사찰로 4계절 모두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언덕길의 경사가 높기 때문에 편하게 가는 것이 좋다. 기요미즈데라에는 산넨자카, 닌넨자카에 이르는 길이 있다. 길을 따라 전통 가옥과 상점들이 모여 있다.

    우리는 교토 여행 중에 한복을 입었다. 교토에선 기모노를 대여해서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그 속에서 우리는 개량한복을 입었다. 그날은 경술국치 105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했다. 105년 전 그날, 나라를 빼앗겼지만 대한제국은 조용했다고 한다. 슬픈 날임을 알았는지 맑았던 하늘에 먹구름이 끼었다. 우리는 한복을 입고 일본의 한가운데서 묵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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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사카 유니버셜 스튜디오의 해리포터성.


    억수같이 내리는 비에 우리는 급히 한 상점에 들어갔다. 산넨자카에 있는 예쁜 비녀 가게였다. 그곳엔 한국에서 온 2세대 재일교포 분이 있었다. 그분은 한복을 알아보곤 같은 ‘한국인’이라며 반가워했고 자신의 여분 우산을 건네주었다. 덕분에 비를 맞지 않고 역까지 갈 수 있었다. 나중의 일인데, 너무 고마워 편지와 선물과 함께 오사카 여행을 가는 친구 편으로 보내기도 했다. 친구가 가게를 찾아 선물을 줄 수 있었지만 아쉽게도 그날 그분이 휴무였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직원이 전해주겠다고 하며 기뻐했다고 했다.

    사람들이 당시에 왜 한복을 입고 여행하냐고 물었다. 나는 ‘예뻐서’, ‘화려한 한복 색 덕분에 사진이 잘 나와서’, 그리고 ‘의미 있어서’라고 말했다. 처음에 한복을 맞춰 입기로 했을 때 경술국치 105주년인 것을 알고 미리 준비한 것은 아니다. 단지 친구와 트윈룩으로 입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한복을 통해 교토에서 우리는 더욱 뜻깊은 여행을 할 수 있었다. 기모노를 입은 또래의 일본인과 사진을 찍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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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메다 햅파이브에서 본 오사카의 야경.


    요즘은 일본의 ‘혐한’ 현상 때문에 일본 여행을 꺼리기도 한다. 한 유투버의 영상이 생각난다. 그녀는 한복을 입고 도톤보리 한복판에서 프리허그 간판을 들었다. 처음엔 사람들이 낯설어했지만, 나중엔 하나둘씩 와 안아주었다. 나 또한 교토에서 기모노 사이에 한복을 입고 있을 때 이방인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나중에는 함께 사진 찍기도 하고 한복을 알아봐주며 말을 걸기도 했다.

    쓰루하시 근처의 숙소와 비녀가게의 재일교포, 그리고 한복을 입고 관광한 교토까지. 우리는 일본 속에서 한국을 경험했다. 쓰루하시에는 지금도 고향을 그리워하며 고향 밥을 짓는 사람들이 있다. 다음에는 연극 ‘쯔루하시 세자매’에 등장하는 시인처럼 한국 이야기 보따리를 싸 들고 재일교포 분들과 고향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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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와 닮은 교토의 거리.

    여행TIP

    ① ‘도코데스카?’와 ‘이키마스’를 이용하자. ‘도코데스카?’는 ‘어떻게 갑니까?’라는 뜻이고 ‘이키마스’는 ‘~가고 싶어요’라는 뜻이다.

    ② 패스권을 잘 활용하자. 오사카 시내는 주유패스를 이용하고 교토, 고베, 나라로 갈 땐 한큐패스를, 교토 안에서 다닐 땐 버스패스를 이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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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지은
    △경상대 국문학과 졸업


    △커뮤니티 ‘여행을 닮은 인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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