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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동남권 관문공항 실현될까- 양영석(문화체육부장·부국장대우)

  • 기사입력 : 2018-07-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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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남권 관문공항’은 지난해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공항의 입지가 어디라고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았지만 ‘국제공항으로서 24시간 운영돼야 하고 인천공항 위기 시 대처 가능한 기능이 전제돼야 한다’고 했다.

    동남권 관문공항은 영남권 신공항과 다르지 않다.

    영남권 신공항은 지난 2006년 노무현 정부 때 검토를 시작했다. 그 뒤 이명박 정부에서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다가 가덕도를 지지하는 부산과 밀양을 지지하는 경남·대구·경북·울산이 심각하게 대립하자 2011년 백지화했다. 이를 다시 대선공약으로 내건 박근혜 정부는 2016년 6월 가덕도·밀양 대신 기존 김해공항에 활주로 1개를 추가하는 김해신공항안으로 결정했다.

    이미 결론이 난 영남권 신공항을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만들겠다는 문 대통령의 공약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김해신공항에서는 소음문제로 비행기의 24시간 이착륙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김해공항에서 뜨고 내리는 비행기가 김해지역 상공을 지날 경우 굉음으로 상대방 얘기를 전혀 알아들을 수 없다.

    그래서 밤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는 비행기가 운항되지 않는다. 김해신공항에 할주로가 1개 더 늘어나면 소음 빈도는 더 심해질 것이 뻔하다.

    박근혜 정부가 공항 입지 타당성조사를 맡긴 파리공항단엔지이니링(ADPi)이 2016년 6월 김해신공항안을 발표하면서 소음 피해지역이 897가구라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김해시내 3만3000가구(8만6000여명)에 이른다는 것이 경남발전연구원의 추정이다. 20만명 정도가 소음 피해에 노출된다는 조사도 있다.

    결국 문 대통령의 동남권 관문공항은 가덕도를 염두에 둔 공약이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오거돈 부산시장의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시도는 이러한 배경에서 나왔다. 오 시장은 지난 6·13선거 과정에서 자신의 제1호 공약인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이 문 대통령의 동남권 관문공항 이행을 위한 것이라는 논리를 폈고, 취임 이후에도 기회 있을 때마다 역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 시장과 김경수 경남도지사, 송철호 울산시장이 지난달 열린 민주당 정책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의 공약인 동남권 관문공항에 걸맞은 신공항 건설을 위해 부산·울산·경남 공동의 TF(테스크포스)를 구성한다고 합의해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러자마자 찬반 공방이 일어났다.

    가덕도 신공항 찬성 쪽은 24시간 운영되지 않는 반쪽 공항을 수조원을 들여 만드는 것이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과연 바람직하냐고 하고, 반대 쪽은 영남권 신공항이 김해신공항 확장으로 결론난 지 2년이 지났는데 다시 거론하는 것은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시도는 대구·경북지역의 거센 반발, 국토교통부의 가덕도 이전 불가 방침 등 역풍을 맞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모양새지만 언제든지 ‘뜨거운 감자’가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국토교통부에서 발표 예정인 ‘김해신공항 건설사업 타당성 평가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이 가덕도 신공항 논란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동남권 관문공항 논란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볼 일이다.

    양영석 (문화체육부장·부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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