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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19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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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탈바꿈 중인 경남도내 청년몰

청년몰, 부족한 입지·노하우를 협력·차별화로 채운다

  • 기사입력 : 2018-07-16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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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 실업의 한 가지 대안으로 청년 창업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청년몰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가고 있다. 하지만 지리적 여건, 노하우 부족 등의 문제로 1년도 안 돼 문을 닫는 청년 상점이 많아지며 청년몰 성공은 차치하고 정착도 힘들다는 여론도 크다. 하지만 최근 희망을 보이고 있는 청년몰도 나타났다. 사업 초기 청년몰이 맛집 위주의 단조로운 사업 아이템이었다면 지금은 디저트, 공예, 반려동물 사업 등의 업종 다변화를 통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지원 사업 종료 후 사업 정착 단계에 접어든 창원 회성종합시장의 ‘이음몰’·진주중앙지하도상가의 ‘황금상점’을 중점으로 도내 청년몰은 어떻게 탈바꿈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향후 지원 사업도 알아본다.

    ◆청년몰 사업·청년상인 창업지원사업 차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지원하고 있는 청년상가 관련 사업은 ‘청년몰 조성사업’과 ‘청년상인 창업지원사업’ 두 종류로 나뉜다. 청년몰 조성사업은 전통시장 빈 점포 등에 20개 이상의 청년상인 점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13억5000만~15억원 정도이고 도내에는 진주중앙지하도상가 ‘황금상점’, 진주중앙시장, 김해동상시장이 여기에 해당된다.

    청년상인 창업지원사업은 개별 점포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청년몰에 비해서는 소규모로 진행된다. 대체로 청년상인 점포를 한곳에 모아서 조성하기 때문에 실제로 보면 청년몰 조성사업과 겉으로는 크게 구분이 안 된다. 점포당 2500만원 정도의 사업비가 지원되고 도내에는 실패했던 창원 부림시장의 ‘청춘바보몰’과 진주중앙시장 ‘청춘다락’, 양산남부시장 ‘흥청망청’, 창원 회성종합시장 ‘이음몰’이 여기에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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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중앙지하도상가 ‘황금상점’./황금상점/


    ◆자생력 키우려면 협력해야= 진주시 대안동에 위치한 진주중앙지하도상가의 ‘황금상점’은 청년몰 조성사업으로 지난 2016년 선정, 2017년 12월까지 지원사업이 진행됐다. 현재 20개 점포 중 18곳이 운영하고 있고 지역 사회 협력활동 등을 펼치며 지원사업 종료 후에도 잘 정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엔 ‘황금열쇠를 찾아라’는 황금상점 자체 앱을 개발해 진주 관광 명소를 소개하며 순금 한 돈 황금열쇠를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황금상점 상인들은 자체 상인회를 구성해 지난해 11월부터 월 1회 ‘쟈로수길 마켓’을 열고 있다. 쟈로수길 마켓이란 진주중앙지하도상가 내 통로에서 열리는 지역 주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벼룩시장이다. 참가자들은 자율적으로 참가비를 내고 중고물품, 수공예품 등을 판매하고 참가비는 소외된 이웃돕기에 쓰인다. 매회 30여팀이 참가하며 SNS 등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 지난 6일에는 KT&G 상상팀과 협약을 맺고 주 2회 지역 대학에서 취업·창업 강의도 하고 있다.

    황금상점 청년몰 최대수 대표는 “누가 해주기 바라기 전에 청년상인 스스로 움직이는 것이 황금상점의 장점”이라며 “여기엔 지하상가 상인회, 진주시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청년상인들의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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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지 나쁘다면 아이템 차별화를= 창원시 마산회원구 회성동에 있는 회성종합시장은 청년상인 창업지원사업에 선정됐지만 입지가 좋지 않아 사업을 연기하자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악조건인 곳이었다.

    사업을 맡은 창원시상권활성화재단(이하 재단)은 이런 난점을 아이템 차별화로 극복했다. 회성종합시장 청년점포 ‘이음몰’은 당초 5개 점포로 시작해 현재 4곳이 운영 중인 소규모 상가이다. 재단은 상권이 형성되기 힘들다는 판단을 내리고 이런 특성을 이용해 배달·인터넷 판매를 할 수 있는 아이템을 선정했다. 반찬배달·떡케이크·건조생선·수공예 업체가 입점해 있고 반찬배달 업체의 경우 사업이 커져 최근 추가 직원도 고용했다. 떡케이크 업체는 인터넷 판매를 통해 안정적 수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건조생선 업체는 전국 나들가게 납품을 목표로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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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 부림시장 ‘청춘바보몰’./조규홍 기자/


    ◆‘청춘바보몰’ 실패 딛고 새단장할까= 전문가들은 성공창업 요건 4가지로 창업자·아이템·자금·입지를 꼽는다. 청춘바보물 실패 요인은 입지, 아이템 등에 있었다. 부림시장 상인회는 이런 실패 요인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상인회는 기존 청춘바보몰 위치에 ‘다문화 푸드존’ 조성을 계획 중이다. 특히 입지·창업자·아이템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 보면 부림시장 C동 외벽과 맞닿은 곳에 도시재생사업 일환으로 광장이 조성 중인데 C동 1층 벽 일부를 뚫어 광장 쪽으로 입구를 내면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사업자를 청년에 한정짓지 않고 쉽게 맛볼 수 없는 세계음식으로 아이템을 차별화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사업이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창원시도 이러한 계획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한 번 실패했던 곳에 다시 예산을 투입한다는 부담과 이미 리모델링한 상점들을 방치하는 것도 부담이라는 딜레마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회성 지원, 실효성 떨어진다= 기획재정부 조사에 따르면 창업 성공률은 15% 정도밖에 안 된다. 청년몰도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로 인해 청년 상인들은 창업 초기 교육만으로는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창원 이음몰의 윤피쉬앤 송민찬 대표는 “지원금 대부분이 교육이나 컨설팅에 책정돼 있는데 일회성으로 그쳐 투자 대비 효과가 떨어진다”며 “사업 추진 과정에서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정기적 멘토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런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해 ‘청년몰 활성화 및 확장 지원’ 사업을 주진하고 있다. 사업 내용은 2015~2016년 청년몰 및 청년상인 창업지원을 받았던 시장을 대상으로 교육·시설 보강을 지원한다. 공동마케팅·홍보·청년상인 교육 등 활성화 지원에 시장당 3억원, 청년점포 추가·기반시설 보강 등에 시장당 10억원 규모다. 국비 50%, 지방비 40%, 자부담 10%로 구성된다. 지난 6월까지 접수를 받아 지금은 선정작업이 진행 중이다.

    경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 관계자는 “청년상인 자생력을 강화하고 성과를 높이기 위해 이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사업을 통해 지역 청년상인들이 안정적으로 사업 정착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규홍 기자 hong@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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