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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즐기는 정책을 즐기는 리더를 기대한다- 허충호(함안의령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18-07-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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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자는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고 했다. 자주 듣는 말이지만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이다. 이 말을 정책에 대입해보면 ‘아는 정책은 좋아하는 정책만 못하고, 좋아하는 정책은 즐기는 정책만 못하다’가 된다.

    민선 7기가 출범했다. 지난 6기 동안 많은 자치단체장들이 지나갔다. 각고의 노력을 했다는 평을 하고 싶은 이들이 있는가 하면 재임 중 무엇을 했는지 특별히 기억나지 않는 이들도 있다. 아는 정책을 수행했느냐, 좋아하는 정책을 구사했느나, 즐기는 정책을 펼쳤느냐는 데서 다른 평가가 나오는 것은 아닌가 한다.

    함안군수에 취임한 조근제 군수는 선거 중 주민이 체감하는 따뜻한 복지, 좋은 보육·교육 환경, 활기찬 지역경제, 농업 활로 개척, 문화·관광 특성화로 사람들이 머무는 함안 건설을 주요 군정지표로 제시했다. 앞서 언급한 ‘공자어록’에 비춰보면 아는 것과 좋은 것의 범주에 속하지만 즐길 수 있는 것이라 하기에는 뭔가 2% 정도 부족하다는 느낌도 든다.

    즐기는 정책은 아는 것과 좋은 것에 전문성과 시대적 트렌드라는 요소가 가미돼야 완성된다.

    조 군수는 함안 발전을 위한 가장 절실한 과제로 ‘인구 늘리기’를 꼽았다. ‘아이 낳기 좋은 함안, 아이 기르기 더 좋은 함안’을 만들기 위한 정책을 준비해 ‘10만 군민의 자립도시’를 건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전국 기초자치단체들의 공통 슬로건이다. 차별성을 기대할 수 없는 제로섬(zero-sum) 게임이라는 말이다.

    인구정책의 차별화를 기한다면 ‘아이 낳기 즐기는 함안, 아이 기르기 더 즐기는 함안’이 돼야 한다. 차별성과 효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정책을 적극 발굴해야 즐길 수 있다는 의미다. 함안은 아라가야의 부흥과 문화 르네상스 시대를 열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지역이다. 경남 서부와 동부를 연결하는 지정학적 요소에 가야사라는 문화역사적 요소도 풍부하다.

    조 군수가 선거 과정에서 제안한 부산 김해 마산 경전철 노선 함안 연장과 천주산 터널 개설, 함안 아라가야 문화관광단지 조성 등은 함안을 알고,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정책의 일단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런 잠재력을 가시화하기 위해서는 싱크탱크(think tank)를 양성하는 데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 10억원을 절감하는 군정보다 100억원을 투자해 200억원을 수확한다는 생각을 갖고 즐기는 정책들을 제안할 수 있는 전문가 집단을 양성할 필요가 있다.

    보스는 ‘가라(Go)’고 지시하지만 리더는 ‘가자(Let’s go)’고 권한다. 가자고 할 수 있는 즐길 정책을 고민하는 ‘즐기는 리더’를 기대한다.

    허충호 (함안의령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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