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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5) 과갈상련(瓜葛相連) - 오이덩굴이나 칡덩굴처럼 서로 이어져 있다

  • 기사입력 : 2018-06-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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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13일 지방선거를 통해서 당선된 사람들은, 당선의 기쁨과 취임 이후에 펼칠 구상으로 지금 가장 기분 좋은 시기에 있을 것이다.

    취임하면 자리에 따른 무거운 책임이 기다리고 있다. 누구나 퇴임하는 날 역사에 남을 업적을 이룰 꿈에 부풀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역대로 실패한 당선자가 많았다.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이 무효가 된 당선자로부터, 각종 부정사건에 연루되어 중간에 물러나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는 구속되고, 어마어마한 추징금을 상환 당하는 등 낙선되는 것보다 더 못하게 된 사람도 한둘이 아니다.

    선거에 입후보한 사람은 당선 확정될 때까지 불안하다. 그래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도움이 될 만하면 누구에게나 도움을 청하고, 공약도 남발하고, 옳은 사람인지 옳지 않은 사람인지를 따져 보지도 않고, 자기 편으로 만든다.

    이런 일들이 당선되고 나면 발목을 잡는다. 당선자를 가장 괴롭히는 사람은 반대 당의 사람이 아니고, 당선자의 측근이다. 부정한 사람들의 청탁에 끌려 정직하게 그 임무를 수행하지 못한 사람은 죽는 날까지 불안하다. 그러니 누구나 합리적으로 공정하게 그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

    모 도지사가 대통령 출마를 핑계로 중간에 그만둔 이유는 자기 당의 국회의원들의 인사청탁 때문이었다고 한다. 또 다른 도지사는 도와준 노동조합의 간섭 때문에 그만두었다고 한다. 어떤 시장은 전임시장의 선거지원을 받고, 부정한 인사청탁에 시달리다 결국 임기를 못 채우고 구속됐다.

    전라도 어떤 고을의 김해김씨 문중에서는 자기 문중에서 군수 당선자가 나오자, 문중 돈 3억원을 가지고 찾아가 “이 돈으로 군수 직무 수행하는 데 필요하면 쓰고, 부정한 돈이나 청탁 받지 말라”고 당부를 했다.

    진주 어떤 고등학교의 교사가 교감이 되자, 그 누님 세 분이 돈 1억원을 모아 아우에게 주면서 “이 돈으로 교감 직무 수행하는 데 쓰고, 부정한 돈 받지 말라”고 당부를 했다.

    진주의 어떤 의사는 검사 며느리를 맞이하고는 매년 몇천만원의 경비를 지원하면서 “정당하지 못한 돈에 손대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

    당선자의 오촌 아저씨, 학교 동창, 동네 친구 등등 당선자와 손이 닿는 사람은 너무나 많다. 혈연 지연 학연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 다리만 걸치면 다 통하고, 또 당선자가 거절하기 어렵게 된다.

    신문 방송에 부정으로 구속되는 사람의 모습이 자주 보이는데, 그들만의 잘못이 아니다. 그렇게 되도록 만든 사람은 국민 자신이다.

    *瓜 : 오이 과. *葛 : 칡 갈.

    *相 : 서로 상. *連 : 이을 련.

    동방한학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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